[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그룹의 전략기획실이 2년 4개월만에 부활한다. 총책임은 삼성전자 신사업 추진단장인 김순택 부회장이 임명됐다.
이건희 회장의 복심으로 통했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으로,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은 삼성카드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고 과거 전략기획실의 오래된 팀장급 임원들도 일부 교체할 예정이다.
삼성측은 이를 전략기획실 팀장급 임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고 발표했지만 그 이면에는 삼성그룹의 후계구도 교통정리를 이건희 회장의 사람들이 나눠맡았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19일 오후 5시께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긴급브리핑을 자청, 이 같은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이 팀장은 “전략기획실의 새로운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순택 부회장이 옛 전략기획실 실장 역할을 하게 된다”며 “추가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추후 정해지는데로 다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팀장은 “이 회장이 3월 복귀한 후 그룹 조직을 만들겠다고 계속 생각해 왔다”고 말해 지난 8월 이학수 고문과 김인주 상담역이 사면된 후 인선 및 발표시점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기획실은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 이후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그해 7월 전격 해체됐으며 이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부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앞으로 본격적인 인선을 거쳐 조직될 김순택 부회장이 이끄는 그룹 컨트롤타워는 과거와 비슷하게 계열사간 이견을 조율하고 그룹 전체의 목표를 위한 일사분란하고 신속한 경영지침을 내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팀장은 “(전략기획실에 대해)과거에 어떤 평가가 있었는지 알고 있다”며 “새로운 조직은 계열사들 위에 있기보다 지원하고 도와주고 역량을 모아서 계열사들이 일하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이 젊은 조직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면서도 올해 62세인 김순택 부회장을 컨트롤타워 책임자로 임명한 것에 대해 이 팀장은 “젊다는 것이 물리적 나이만은 아니며 미래를 준비하는데 창의성 등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순택 부회장은 지난 1972년 제일합섬 경리과장으로 입사한 후 삼성비서실과 감사팀장, 비서팀장, 삼성중공업 건설기계부문장, 삼성SDI대표, 삼성모바일디스플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측이 이건희 회장의 수족인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김인주 상담역을 주요 계열사 고문으로 보낸 것은 향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부진, 이서현 전무의 가업승계 정리책임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풀이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