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내 단백질 '에니그마', 암세포 증식에 영향

정초록 박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세포 내 단백질의 하나인 '에니그마(Enigma)'가 암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쳐 항암제의 내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초록·임동수 박사팀이 암 유발효소 'Mdm2'가 '에니그마'에 의해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암 발생 억제유전자 'p53'의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인체 암 세포의 증식에 '에니그마'가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결국 '에니그마'가 암세포의 항암제 내성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 박사팀은 사람의 간암 및 위암 조직에서 '에니그마'와 'Mdm2'가 같은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 세포가 많으면 암 발생을 억제하는 'p53'이 적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에니그마'가 간암, 위암 등을 포함하는 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 관계자는 "에니그마가 많이 발현되는 암 세포의 경우 항암제 아드리아마이신(ADR)를 투여해도 지속적으로 증식하지만, 에니그마 발현을 차단하면 암 세포의 증식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생쥐 종양모델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박사팀은 '에니그마'로 인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p53'의 세포사멸기능이 약화돼 암 세포의 사멸이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이 증가된다고 밝혔다.

정 박사팀은 지난 3월 종료된 '21세기프론티어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에 참여해 왔으며, 향후 '에니그마'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간암, 위암, 대장암의 표적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에니그마'를 활용한 암 치료기술에 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 학술지인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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