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강민호와 김현수가 가수 이효리를 두고 때 아닌 신경전을 벌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 번째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들은 러닝에 이어 수비, 피칭, 타격 연습 등을 제각각 소화했다.
맡은 훈련을 마칠 때마다 그들은 더그아웃에서 다음 연습을 준비했다. 대부분 바나나 등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거나 벤치에 앉아 장비를 점검했다.
박경완과 강민호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더그아웃에서 보냈다. 새로 받은 포수 장비를 손질해야 했던 까닭이다.
벤치에 눌러앉아 무릎보호대를 손질하던 강민호는 심심해했다. 자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는 이내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상대를 발견했다. 타격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현수였다. 강민호는 바로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농담을 던졌다.
“뚜껑 덮이는 그날까지.”
최근 김현수가 출연한 모 라면 TV CM 속의 멘트. 강민호는 “연기, 너무 어색하더라”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놀림을 당한 김현수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바로 “TV 광고에도 출연해본 적 없으면서”라고 되받아쳤다.
강민호는 TV CM 경험이 없다. 인쇄물과 옥외 매체에만 출연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후배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바로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려냈다.
“왜 이래. 나는 지난해 모 주류회사 광고에서 톱스타 이효리와 함께 호흡을 맞춘 몸이야. 넌 그런 경험 없잖아.”
이효리와 인연 과시 대결로 좁혀진 말다툼. 하지만 강민호는 미처 알지 못했다. 김현수가 2008년 모 연예 시상식에서 이효리에게 직접 상을 건넸다는 사실을. “난 상도 줬는데”라는 반격에 이내 말문은 막혀버렸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김현수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가수 원더걸스도 직접 본 적 있다”며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내 시선을 포수장비에 고정시켜버린 강민호. 김현수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사라지자 그는 탄식을 내뱉으며 혼잣말을 했다.
“그래도 이효리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 많이 떨렸었는데.”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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