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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퇴직자 기밀유출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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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사태’ 일파만파···영입인사 활용 퇴직자 사전파악 등 고육책
업체마다 별도 지원프로그램으로 관리 나서지만 근본대책 없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이들이다보니 어떻게 그들의 입을 막아야 할지 걱정이다."

재계에 '퇴직자 갑호 경계령'이 내려졌다. 실적 위주의 상시 인사, 희망퇴직이 확대되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떠밀리듯 회사를 떠난 퇴직자들이 입을 열며 오너를 압박하거나 회사를 상대로 한 폭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불법 증여ㆍ상속 및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회사와 자택을 압수수색 당한 태광산업은 지난 2002~2005년까지 태광그룹 자문위원으로 영입돼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한 박윤배씨(현 서울인베스트먼트)가 검찰에 비리 사실을 제보했다. 역시 비자금 조성 혐의로 서울 장교동 본사 및 여의도 한화증권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한 한화그룹도 퇴직자가 검찰에 제보를 함으로써 수사가 본격화 됐다는 후문이다. 앞서 2006년 현대자동차그룹,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태도 퇴직자들의 제보를 통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뚜렷한 방안이 없는 대기업들은 대정부 정보 입수 활동의 중심을 사업 관할부처에서 법ㆍ규제집행 기관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입인사를 활용해 각 기관으로 들어오는 퇴직자들의 제보를 사전에 파악하려는 전략 또한 포함돼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 사이 주요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퇴직 고위 공무원 모시기 붐이 일었다. 이때 검찰ㆍ경찰ㆍ국세청ㆍ공정위ㆍ국정원 출신 인사들이 스카우트 대상 1위였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2006년 퇴직자의 제보로 현대차 비자금 사태가 벌어졌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에는 국정원 출신 인사 다수가 기업으로 적을 옮긴 바 있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이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퇴직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을 지원해왔다. 삼성그룹은 사장급에게 통상 1~2년 임기의 상근 고문 자리를 제공하며 사무실과 비서는 물론 전용 차량, 학자금도 지원한다. 부사장급 이하는 1~2년 정도의 비상근 자문역으로 위촉하며 설과 추석에 보너스도 지급한다. 현직에 있을 때의 50~70%까지 임금을 지급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고위 임원 퇴직시 필요에 따라 자문역에 1~2년간 위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퇴임 당시 임금의 50~70%가 나온다.


SK그룹은 퇴직시 직급에 따라 상무는 1년, 전무 2년, 부사장 이상 3년, CEO 출신은 최대 5년 동안 고문으로 위촉된다. 고문 재임기간 중 퇴임 직전 연봉의 80% 가량을 받으며, 전용 사무실과 더불어 일부 퇴직임원들은 차량도 지원된다.


이렇듯 각종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퇴직자들을 막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퇴직자 프로그램을 현실에 맞게 새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출신 퇴직 임원은 "현재의 퇴직자 프로그램은 부사장급 이상 경영진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권한의 대폭적인 이양 등으로 부장급 이하 평직원들도 임원급 못지않은 핵심 업무를 맡곤 하지만 임원이 못되면 퇴직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 기여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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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퇴직자 프로그램 범위를 확대하다간 기업의 부담이 너무 큰 게 현실이다.


국내 굴지의 그룹 관계자는 "매년 계열사별로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한 협박이 왕왕 일어난다"며 "그렇다고 이들 요구에 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없는 문제를 있는 것처럼 유언비어를 만드는데 가만 있을 수도 없고 상당히 골치 아픈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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