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M&A 성공방정식<상>
과도한 차입인수 경계..무리한 컨소시엄은 毒
해외 전략적 투자자 기술이전 '먹튀' 주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최대어인 현대건설의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인수 의지와 가격만 무기로 덤볐다가는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쌍용자동차 M&A 실패처럼 '승자의 저주'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했지만 재무적 투자자(FI)와의 무리한 컨소시엄 약정으로 그룹 전체가 워크아웃의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금호그룹은 인수 금액 6조원 중 3조원을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조달하면서 3년간 보장수익률 연 9%, '풋백옵션'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 같은 조건은 주가가 매년 이자분 누적분을 상쇄할 만큼의 가격대에 오르지 않으면 3년 후에 금호그룹이 그 차액을 보상하고, FI의 투자 지분을 되사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3년 후 대우건설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기준가격 대비 턱없이 낮았고, 결국 금호그룹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인수주체였던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비극을 낳게 됐다.
시장에서는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해 "금호그룹이 자금력 부족으로 FI들에게 과하게 의존하다보니, 이들에게 제공한 메리트가 과도했고 이는 결국 인수주체가 워크아웃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면서 "과도한 차입을 통한 인수의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포스코, GS 등 강력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 문제 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결국 인수를 철회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당시 한화는 6조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한생명 주식, 인천 부동산, 장교동 사옥 빌딩, 갤러리아 백화점, 한화리조트 등의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탄이 모자라 인수대금의 분할 납입안을 제시했으나 산업은행이 공정성을 저해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인수는 결렬됐다. 한화의 인수전은 결국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만 몰취 당한 채 끝이 났다.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의 유치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004년 쌍용자동차 채권단은 총 5억달러에 중국 상하이자동차에게 지분 48.92%를 매각했다. 당시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목적이 쌍용자동차의 기술이전이라는 게 익히 알려졌으나 채권단은 상하이자동차가 단지 주당 매각가격을 높게 써 냈다는 이유로 쌍용차를 넘겼다.
쌍용차 인수 후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기술을 노골적으로 이전하기 시작했으며, 투자문제가 거론되면 국내 금융회사의 돈을 빌려 투자금으로 전환시키는 행태를 보였다.
결국 상하이자동차는 단 5억 달러에 쌍용자동차의 핵심기술들을 모두 흡수하는 성과를 이뤘고, 쌍용자동차 유동성 문제 당시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소위 '먹튀' 행동을 보였다. 쌍용차 사례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큰 손해를 안긴 대표적인 M&A 실패사례라 할 수 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해외 SI들은 인수대상회사의 기술과 같은 특정자산에만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외 SI 유치 시 SI의 투자목적, 조건 등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현대건설의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서는 "인수의향기업의 '육성의지' 뿐 아니라 '재무능력' 및 '경영능력'을 변별력 있게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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