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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vs 외국 자본?' 현대건설 인수전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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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 인수에 사우디 기업 참여 관측...인수가 높아질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에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불을 지피면서 한층 더 뜨거운 혈전이 예상된다.


현대차-현대그룹간 2파전 양상으로 치닫던 인수전은 사우디 재벌 기업의 참여로 3파전으로 확전되면서 복잡한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당장 현대건설 인수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한편, 현대건설을 놓고 펼쳐지던 현대가(家) 내 싸움이 '국내 자본 대 외국 자본' 경쟁으로 관전 포인트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대건설 인수 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되는 가운데 사우디 재벌 기업이 LOI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사우디 왕족이 대주주로, 건설사 외에 부동산, 금융 등을 보유한 사우디 최대 그룹으로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LOI를 제출한 외국 기업은 없다"면서도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동 기업들은 많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전이 3파전 이상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우디 기업의 인수전 참여는 당장 현대건설의 인수가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대건설 예상 인수가격은 채권단 매각 지분 3887만9000주(약 2조74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치면 3조5000억~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3파전으로 확전되면 인수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차와 현대그룹의 셈도 복잡해졌다. 4조원 이상의 현금을 자체 조달하겠다고 밝힌 현대차측은 "사우디 기업의 인수전 참여가 예상되는 수준에서 인수가격을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3파전 이상으로 가면 인수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자체적으로 1조원 정도를 확보하고 전략적 투자자와 협력을 통해 나머지를 확보한다는 복안인 현대그룹측도 "인수 후보군이 늘어나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면서 "3파전이든 4파전이든 인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기업의 참여는 '현대가 싸움'에서 '국내 자본 대 외국 자본'으로 방향을 트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현대건설 인수전은 장자론을 앞세운 현대차그룹과 후계자론을 내세운 현대그룹간 대결로 혈전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그룹의 맏형인 정몽구 회장이 인수해 장자론을 완성하겠다고 버텨왔으며,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고 정몽헌 회장에게 현대건설을 물려준 실질적 주인이라는 점을 부각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기업의 등장은 현대차와 현대그룹간 대결 구도를 희석시키고 있다"면서 "현대건설의 새 주인이 우리 기업이냐 외국 기업이냐 하는 새로운 논쟁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시공 능력 1위의 현대건설이 사우디 자본에 인수될 경우 중동 지역 내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중동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향후 중동 지역 공략에는 일정 부분 도움을 받을 것"이라면서 "사우디 기업의 등장으로 현대건설 인수전이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로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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