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오래 기다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프(JEEP)가 '올 뉴 그랜드 체로키'로 6년 만에 돌아왔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로서도 3년여의 신차 공백을 뒤로 한 부활의 신호탄과 같은 존재다. 지금껏 그랜드 체로키는 전 세계 100여국에서 4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두주자로 유명세를 탔다.
12일 올 뉴 그랜드 체로키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 8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시승 기회가 마련됐다. 하얏트 리젠시 인천을 출발해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의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기 적합한 구간에서 시승이 진행됐다.
4세대 버전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으로 '소음'을 꼽고자 한다. "기존 체로키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소음을 잡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는 크라이슬러 코리아 관계자 말대로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엔진 소음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해졌다. 하지만 반대로 오프로드 중심의 SUV 특유의 소음을 즐기는 마니아층에게는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 될 법도 하다.
가속 페달을 밟자 부웅~하는 굉음과 함께 천천히 치고 나간다. 이번에 처음으로 크라이슬러 그룹이 개발한 3.6리터 펜타스타 V6 엔진을 얹은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6350rpm에서 286마력의 파워와 4300rpm에서 35.9kgㆍm에 이르는 토크를 발휘한다. 순간 가속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느낌이다.
진흙길과 자갈밭, 경사면 등 오프로드에 접어들자 지프 특유의 숨겨진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는 고급형과 오버랜드(overland)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특히 오버랜드는 최고 106mm까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콰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새롭게 탑재돼 5단계로 차고를 바꿔준다.
이날 시승한 차량에는 콰드라-리프트 시스템이 없음에도 셀렉-터레인 시스템만으로도 오프로드 주행 시 불편함이 전혀 없었을 정도였다. 셀렉-터레인 시스템은 운전자가 상황에 따라 다이얼 스위치의 간단한 조작으로 오토 모드를 비롯해 샌드ㆍ머드, 스포츠, 스노우, 락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연비는 7.8km/ℓ로 동급 대비 중간 수준에 그친다. 내년 2ㆍ4분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추가로 들여오면 10km/ℓ에 육박하는 연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디자인은 외형보다는 내부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였다. 오버랜드를 기준으로 대쉬 보드는 고가의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 급에 적용된 천연 원목이 가죽 스티치와 어울려 고급스러움을 더 했다.
커맨드뷰 파노라마 선루프는 기존 것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개방감을 느낄 만한 크기로 바뀌었다. 트렁크 공간은 전 모델 대비 11% 이상 넓혔다고 한다.
전면 디자인은 7개 슬롯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사다리꼴 휠 아치 등 지프 고유의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측면은 특유의 육중하고 탄탄한 몸매를 지니면서도 보다 스포티해졌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고급형이 5590만원이며 오버랜드는 6890만원으로 1300만원 차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300대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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