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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최초 ROTC '숙명여대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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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축구하고 군대 가는 여대생을 만들 것입니다."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이 지난 2008년 취임 후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이 말은 많은 사람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나고 숙명여대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첫 여성학군단(ROTC) 장교 후보생 시범 대학으로 뽑혀 이 엉뚱한 생각이 꽃을 피우자 이름만 대면 알만한 경쟁(?) 여자대학들은 속으로 가슴을 쳤다. 준비된 숙명여대의 완벽한 승리였다.


여대 최초 ROTC '숙명여대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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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의 첫 여성학군단 유치 전쟁 준비는 사실상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육군사관학교와 안보토론 대회를 공동 주관해 우승자를 가장 많이 배출해 왔는가 하면 6년전부터는 여군 장교 준비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해 왔다. 육사에서 배출하는 여군 장교가 한 해 2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숙명여대는 육사보다 더 많은 여성 장교를 배출하는 국내 첫 학교가 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영역에서 여성 리더들을 배출해왔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있어요."

입술을 지그시 깨문 한 총장은 예비 여성 학군후보생들 앞에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성별에 따른 경계가 무너진 오늘날에도 여전히 군인의 길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진흙탕에서 뒹굴고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싸우는 군인의 시대는 갔어요. 심리전, 첩보전, IT정보전에서 여성들은 강한 전투력으로 크게 활약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한 총장은 자신에 차있었다. 지난 6일 오후 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여성 1호 ROTC 후보생 모집 설명회의 풍경이다.


설명회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여성 첫 ROTC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20여분 가량 참석해 자리를 함께 했다. 더러 50대의 아버지와 함께 온 학생들도 보였다. 한 총장은 7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난 달 15일 국내 첫 여성 ROTC 시범대학에 선정됐을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여대 최초 ROTC '숙명여대의 뒷이야기'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총장들끼리 달리기 시합을 해서 결판을 냅시다. 내가 먼저 뛰겠습니다."


모든 평가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대학과 동점인 상황이라면 자신이 달리기 시합을 해서라도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심사위원단 앞에서 자신있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의 결실일까? 숙명여대는 모든 평가영역에서 당당하게 1등을 차지했다.


본격적인 설명회가 시작되자 김현숙 학생처장이 단상으로 나와 앞으로 선발될 30명의 후보자가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되는지 설명했다. 대학의 지원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됐다. 전원 장학금, 전용 기숙사, 해외문화탐방 기회의 제공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임관 후 숙명여대 대학원 진학 시 파격적인 지원과 취업 지원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동철 학생중앙군사학교 인력획득과장이 여군 ROTC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이어갔다. ROTC생활은 2학년 때 3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으로 시작한다. 3~4학년 동안 학기중에는 이론교육 위주로 수업을 받고 방학 중에는 입영훈련을 받는다. 졸업 전까지 여름ㆍ겨울 방학기간 동안 총 9주의 훈련을 받게 된다. 총 훈련 시간은 720시간이다.


힘든 훈련에도 불구하고 ROTC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특별한 혜택도 많아서다. 앞서 이야기한 3가지 혜택 외에도 군 복무시 공무원 7급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공무원 7급 수준이면 연봉 2500만원 이상이다.


여대 최초 ROTC '숙명여대의 뒷이야기'


또한 대학 전공 학문과 연계된 병과에서 복무할 수도 있다. 교육학이나 정보ㆍ방송학 전공은 장병들의 정신교육 및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정훈 병과로 배치되고 법학이나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후보생은 군대내 범죄 수사 및 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헌병 병과로 배치되는 식이다.


ROTC 중에서 10년 이상 장기 복무를 선택하는 비율이 전체의 50%이상이라고 하니 직업으로서의 인기도를 가늠하게 한다. 장기 복무를 선택하면 직업 군인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므로 따로 취업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현재 육군의 여군 장교 비율은 4.3%(3111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년간 여성 비중을 7.7%까지 늘릴 계획이다. 육군 여성 장교는 해마다 190명 모집에 800명 가까이 몰려 4대1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왔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지난 2002년 간호 담당관이 첫 여성 준장으로 승진한 이래 지금까지 별을 단 여성 장성이 5명에 불과하다. 모두 간호병과이고 소장 이상 진급자도 없다. 현역 여성 장군도 국군간호사관학교장 1명뿐이다.


여성 1호 ROTC모집은 이달 2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고 ▲필기고사(400) ▲대학성적(100) ▲면접 평가(300) ▲체력평가(200)까지 거쳐 최종 30명을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11월 30일에 발표된다.


필기고사는 초급 간부에게 필요한 자질인 적성, 품성, 상황판단 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지적능력 평가 ▲직무성격 검사 ▲상황판단 검사 ▲인성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대학 성적은 1학년 및 2학년 1학기까지 반영되고, 평균 평점을 백분율로 점수 환산한다.


체력 측정은 ▲1.2km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종목으로 진행하는 데 1.2 km 달리기는 7분30초를 초과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 된 여성 1호 ROTC 30명은 올해 12월 학군단 창설식을 한 뒤 내년 1월부터 동계 기초군사 훈련부터 학군단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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