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외우내환에 빠진 신한금융지주가 벼랑 끝에 섰다. 11일 오전 출근 길,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카메라 앞에 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방침에 대한 입장과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태 봉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의 관심은 사태 수습을 위한 라 화장의 용퇴 여부와 후계구도에 쏠려있다. 조직 안정을 위한 신한금융 사태 조기봉합 여부도 관심거리지만 라 회장은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소 취하 의향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라응찬-신상훈-이백순 신한은행으로 이어지는 '빅3'의 동반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수습해야 한다"고 말해 동반퇴진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출국했던 라 회장은 지난 7일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방침을 통보 받고 급거 귀국했다. 이튿날 한국에 돌아온 라 회장은 시내 모처에서 임원들과 회의를 여는 등 주말 내내 실무진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라 회장의 소명을 받은 금감원이 내달 4일 열릴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최종 확정지으면 금융위원회는 이로부터 1~2주 뒤쯤 열린다. 이미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 만큼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 확정이 유력하고 신한금융의 경영공백은 불가피하다.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이 불가능하고 향후 3년간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수 없다. 내년 3월 주주총회때까지 대표이사 회장직 유지는 가능해 물러날 시기 조절과 후계구도 정리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징계 결정과 실명제법 위반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 해 거취 결정을 미룰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재위에서 라 회장이 직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으면 징계가 확정되는 시점부터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물러나게 되는 시기는 앞당겨진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고소 사건도 부담거리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신 사장을 고소했다. 신 사장은 고소 사건과 관련해 라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공방을 벌이고 있고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신 사장은 배임 혐의를 부인하며 라 회장, 이 행장도 함께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사장의 횡령 혐의를 입증하려면 결국 라 회장, 이 행장에 대한 검찰 조사도 불가피하다.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와는 별도다. 이것에 대해 라 회장은 이날 "나와는 관계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시기가 문제일뿐 라 회장의 퇴장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불명예 퇴장이냐 지금이라도 용퇴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인데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는 어떤게 현명한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후계구도 결정도 쉽지 않은 문제다. 넘버 2, 3인 신 사장은 물론 이 행장 역시 흠집이 난 상태고 신 사장 고소 사건과 그 해결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 입김의 빌미를 제공했다. 신한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를 염려하고 있다.
이날 라 회장의 발언 등을 볼 때 조만간 이사회 내부에서 본격적인 후계구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와 12일 있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도 신한 사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라 정치권에서 또 한 번 논란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재일교포 주주 100여명과 교포 사외이사 4명이 오는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최근 신한금융 사태에 관해 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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