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상장사들이 지분인수 및 흡수합병으로 잇따라 사업역량을 확대하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 인수합병 발표 당일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롯데칠성음료와 LG상사는 지분인수 소식에도 불구하고 당일 주가가 보합권에 머무른 반면 인지컨트롤스은 엠아이텍 인수 소식과 함께 상한가로 직행했다. 코스닥 상장사 큐리어스는 9월들어 보합권 등락을 멈추고 흡수합병 소식과 함께 상한가를 기록했다.
세무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더존비즈온은 3%이상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으나 키컴 인수 소식과 함께 오히려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분인수 및 흡수합병 발표이후 주가추이도 종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롯데칠성은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고 LG상사의 주가는 약보합과 강보합을 오가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는 상태다.
발표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인지컨트롤스는 이후 17일과 20일 이틀동안 7%가까이 주가가 하락해 주당 5000원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화공약품 유통업체 흡수합병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던 큐리어스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9%이상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분인수 및 흡수합병 소식이 시장에 이미 알려져 주가에 반영된 경우도 많은 데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 오히려 내실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기때문에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분인수 등을 통해 주력사업 강화에 나선 기업들의 경우 성장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주가가 급등하지만 인수와 관련한 소식이 잦은 기업의 내실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시 및 투자지표를 꼼꼼히 살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복병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무회계 프로그램 1위 기업 더존비즈온은 동종업체 키컴을 인수하며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섰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두 업체의 합병으로 세무회계 프로그램 시장에 대한 경쟁제한성이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점이 부담스러운 상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될 경우 기업 결합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더존비즈온은 80억1300만원을 투자해 키컴 지분 71.7%를 보유하게 됐다. 키컴은 지난 1984년 설립돼 보유고객사가 7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한편 큐리어스는 에너지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유류 및 화공약품 유통기업 유성피앤씨 흡수합병 절차를 재개했지만 이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채권자인 SK에너지와 결재방법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해 2년동안 지연된 바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채권자와 원만한 상호합의가 이뤄지면서 합병을 다시 진행해 오는 30일까지 흡수합병을 완료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이미 흡수합병에 대한 정보가 노출된 상태여서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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