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여자축구 월드컵 제패, 남자보다 빠를 것"..47일만에 현실로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남자보다 여자 대표팀이 더 빨리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 불과 47일만에 그대로 적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대표팀 선수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월드컵에서 남자보다 여자 선수(단의) 우승 확률이 더 많고 더 빨리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예상은 26일 트리니다드 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에서 열린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현실이 됐다. 그것도 고작 47일만이다.
이 대통령의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남다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지소연 선수를 비롯한 우리 대표팀이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을 축하하며 "여러분들의 성과가 여성 축구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었다.
그러면서 "내가 서울시장일 때 여자 축구팀을 창단했다. 나는 여자 축구가 남자 축구보다 세계 재패가 더 빠를 것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 그래서 여자 선수 실업팀을 만들어야겠다 해서 서울시 팀을 만들었다"며 여자 축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열악한 국내 여성축구 환경에 대해 "실업팀이 한 6개 되나. 실업팀 더 생겨야 학생들 졸업후 갈 데가 있지 않나"면서 "(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열악한 학교 사정도 있지만 팀들을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는 여러분들 게임을 다 봤다. 그래서 선수들 전부 낯이 익다. 여러분들 정말 열심히 싸웠다"면서 "독일하고 할 때 비가 와서 우리가 불리했다. 보면서 나 혼자 분석도 했다"고 밝혀 여자 축구 사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자 대표팀이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하자, 청와대내 관저에서 최덕주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준결승 하고 결승전 두 경기를 다 봤다"면서 "우리 최 감독도 고생했고 선수들도 전력을 다 쏟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주장 김아름 선수와 통화에서 "여기 한국에 있는 아버지, 어머니들이 우리 어린 소녀들이 아주 잘 해줘서 모두가 다 너무나 기뻐하고 사기충천이다"며 "한국에 오면 청와대에 불러서 점심을 내가 한번 맛있게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전화통화가 끝난후 참모들에게 "지고 있을 때도 포기 안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 게 큰 장점"이라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그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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