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수진 기자]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추석을 보내는 모습도 다변화됐다. 명절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사기 위해 기차역에서 기다리던 것도 옛말이다. 이제 귀향기차 '예매전쟁'은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명절 선물의 주문과 배달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이뤄진다. 온라인이 바꿔 놓은 추석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트위터 알면 떠나는 발걸음 가벼워져요
트위터는 최근 국내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이용자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됐다. 특히 기업들이 다투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고객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트위터는 추석을 맞이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로서 기능하게 됐다.
트위터의 장점은 각종 공지사항들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이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어 귀성객들은 굳이 전화할 필요가 없다. 한국철도공사도 트위터(http://twitter.com/korail1899/)를 운영하며 열차 운행 관련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지난달 추석 승차권 예매가 시작되면서부터는 각 노선별 예매 시간대가 안내됐다. 열차 운행에 대한 이용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레일 측은 트위터 이용자가 보낸 '승차권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사정이 있어 예약을 취소했다'며 '자동으로 승인 취소가 되느냐'는 질문에 자동으로 승인이 취소되며 출발 이틀 전까지는 취소 수수료가 없다는 것을 알렸다. 이밖에도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코레일 트위터를 보고 예매 기간을 알았다'며 '올라오는 표는 매진이라 여석 발생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은 9일간의 '황금연휴'로 해외여행을 택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http://twitter.com/Flyasiana)과 대한항공(http://twitter.com/koreanair_seoul/)도 트위터를 운영한다. 대한항공은 트위터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싶은 곳을 골라 해쉬태그('#'기호 를 붙여 해당 태그의 글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 해 주는 기능) 'KALTIME'을 붙인 이용자들 5명에게 기프티콘을 증정했다.
아시아나 트위터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추석연휴에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자사 트위터를 팔로어하는 이용자들에게 추석 메시 지를 전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트위터는 '월요일부터 쉬시는 직장인 분들에게는 오늘부터 벌써 추석 연휴 시작이겠군요! 즐거운 추석 보내시구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용자들과 '수다'를 떨면서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트위터에서 가능한 풍경들이다.
▲차례상 준비ㆍ벌초도 인터넷으로 OK
대전이 고향인 은행 직원 함모(여, 28)씨는 이번 추석 명절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다. 회사에 급한 업무가 생겨 계속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씨는 부모님께 동영상을 통해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캠코더로 직접 동영상을 촬영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 놓은 뒤, 부모님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주소를 가르쳐드리는 것. 함씨는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고향의 부모님들이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화상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동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영상이나 화상전화를 통해 고향의 가족과 소통하는 모습은 이미 올해 설 '화상세배'를 치르는 가정이 늘어나며 화제가 된 바 있 다. 화상전화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컴퓨터에 화상 전송이 되는 웹캠을 달아 고향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에게 동영상과 화상전화는 가족과 인터넷으로 얼굴을 맞대는 유일한 수단이다.
미국 휴스턴에 살고 있는 주부 성모씨(32)는 "올 초 결 혼하면서 이민을 온 후 이번 추석이 첫 명절"이라면서 "한국에 갈 수 없는 대신 웹캠으로 부모님께 소식을 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벌초도 인터넷을 통해 대행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94년부터 벌초대행 서비스를 실시해오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벌초대행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는 매년 이용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2008년에는 2800여기의 묘소에 벌초 대행서비스를 했고 지난해에는 3140 여기로 늘어났다.
농협은 벌초한 묘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후 농협장례지원단 홈페이지에 올려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접 묘소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관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셈이다. 농협경북본부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벌초대행 등 산소관리 서비스에 관한 문의전화가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맞벌이 부부인 주부 이모(여, 33세)씨는 평소 퇴근이 늦은 탓에 추석 연휴 시작 전 미처 차례상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애태울 필요가 없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차례상을 대신 준비해주는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과일ㆍ나물ㆍ전 등 수십 가지에 이르는 음식을 반조리된 상태로 24시간안에 배송해주는 등 바쁜 사람들의 차례상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비용별로 차릴 수 있는 음식 정보를 한번에 제공해주는가 하면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맞는 비용을 제시하면 그 비용에 맞게 차례상을 준비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이 씨는 "시장을 따로 보지 못해 마음이 불안했는데, 인터넷으로 모두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어 명절에 대한 부담감을 한결 덜었다"면서 "최근 인터넷몰에서는 일부 품목에 한해 깜짝 세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 가격이 오히려 재래시장보다 쌀 때도 있다"고 말했다.
▲막히는 귀성길, 모바일로 실시간 파악
고향으로 가는 고속도로 상황을 미리 볼 수는 없을까?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고속도로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바일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포털업체 '다음'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바일웹에서 전국 고속도로 250개 CCTV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16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용자는 모바일웹 지도에서 실시간교통 탭의 CCTV 버튼을 클릭하면 원하는 고속도로와 해당 지점의 CCTV를 선택해 볼 수 있 다.
모바일웹 지도는 내 위치와 관심지역의 ▲추천장소 ▲길찾기 ▲버스노선 ▲실시간 교통정보 등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속도로 정체구간을 미리 파악해 피할 수 있으며, 더욱 빠른 경로를 선택해 운전하는 이의 수고를 덜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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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동차나 대중교통의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길찾기'와 버스번호와 버스정류장 이름 검색을 통해 전국 버스노선 경로를 한눈에 확 인할 수 있는 '버스노선', 전국 주요지역의 '실시간교통'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의 정대중 로컬서비스 팀장은 "전국의 주요 지역과 도로의 실시간 교통 상황을 알 수 있는 CCTV서비스가 모바일에도 적용돼 이용자들 이 더욱 쉽고 편하게 교통정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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