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앗! 저 무거운 주식이 폭등을..."
"어? 실적도 좋고 성장성까지 갖춘데다 대형주라 안전한 줄 알았는데 갑자기 폭락을 하네."
코스피지수가 1800선 위에서 움직이면서 순환매 양상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좀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던 대형주들이 5% 이상씩 급등하는가 하면 차세대 주도주로 각광받던 핵심 옐로칩 주식들이 10% 가까이 급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전문가들조차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매일 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달라지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3년전 2000시대 개막의 주역이었던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최근 1800선 돌파에도 선봉에 섰다. 이들이 앞서나가면서 철강주와 조선주들도 시세를 냈다. 40조원대 시가총액으로 시총 2위인 포스코는 지난 13일 49만원대에서 단숨에 51만원대로 올라서더니 3일 연속 상승하며 지수의 연고점 경신에 일익을 담당했다. 현대중공업은 13일 하루만 6% 이상 급등하며 30만원대로 올라선 후 상승세를 이어가면 31만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13일 이후 철강과 조선주들의 탄력은 확실히 떨어졌다. 15일 6개월만에 52만원대를 회복했던 포스코는 16일 2% 이상 급락하면 51만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장중에는 3% 이상 급락하며 50만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른 철강주들도 마찬가지. 현대제철은 4.70%나 떨어진 채 마감됐고, 동국제강도 고점을 찍은 후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현대중공업은 코스피가 1800을 돌파한 10일부터 1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 탄력이 떨어졌다. 지난 13일 이후 4일 연속 신고가 행진을 벌였지만 16일 상승률은 0.16%에 불과했다.다른 조선주들의 움직임도 비슷했다. 13일부터 동반급등하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16일 조정을 받았고,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은 상승세가 둔화됐다.
조선과 철강주가 주춤하면서 주도주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자동차 주식들이었다. 현대차는 13일부터 3일 연속 신고가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이 기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16일에 3.80%나 조정받은 것. 같은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동반 조정을 받았다.
전자재료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하며 2월초 5만원대 중반에서 2배 가량 오르며 시세를 냈던 제일모직은 15일 6.54% 폭락했다. 장중 최대 낙폭은 8.32%나 됐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10만원이 무너지기도 했다. 대표적 옐로칩으로 상반기 상승장에 일조했던 삼성SDI도 전날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최근 주도주와 반대행보를 보였다. 특히 16일엔 6.08%나 하락했다. 각각 시총 5조원과 7조원대의 두 종목을 급락시킨 것은 시장 루머였다. 납품하는 물량이 끊기거나 삼성전자에 자회사 지분을 넘기면서 지분법 이익이 줄 것이라는 삼성전자발 시장 루머에 수천억원의 시총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같은 상황에 우리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지수가 1790에서 1860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선호주와 중국 관련주를 박스권 하단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했다.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최근 많이 사고 있는 운수장비, 철강금속, 화학, 건설, 증권업종과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철강, 화학, 조선 등)과 위안화 절상시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관련주 등을 박스권 하단에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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