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게임주가 강력한 중국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견제 역시 만만치 않지만 아직까지는 경쟁력 우위가 확실한 만큼 당분간 국내 게임주의 중국 특수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관측이다.
14일 네오위즈게임즈에 따르면 지난 8월 FPS(1인치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접속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지 온라인 FPS게임 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지난 3월 동시접속자수 180만명 돌파를 이룬 뒤 불과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블레이드앤소울(Blad&Soul, B&S)의 국내 및 해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 역시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B&S는 중국 IT전문 매체 '두뉴스'가 300만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게임’ 5위에 오를 정도로 중국 게임 유저들 사이에 ‘핫 이슈’다.
실적도 치솟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해외 로열티 매출이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네오위즈게임즈는 각각 100억원과 621억원의 해외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도 B&S의 출시가 임박해 오면서 실적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투자금융투자는 2011년과 2012년 엔씨소프트 매출 전망치를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6.0%와 10.0%, 영업이익은 12.6%와 20.0% 상향조정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은 최근 다소 침체된 분위기의 국내 게임 시장 분위기와 대조를 이룬다. 국내의 경우 개발사가 아닌 퍼블리셔, 즉 유통사에 대한 평가는 박한 편이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게임 개발이 아닌 퍼블리셔 역할에 그친다는 한계로 투자자들 사이에 개발력 부재 논쟁, 회의론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중국 투자자들은 오히려 네오위즈게임즈의 퍼블리싱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의 과도한 투자심리 위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은 국내 게임의 경쟁력 우위가 지속되는 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차단하면서도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게임의 확고한 경쟁력 우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위 10개 게임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재 한국 게임의 트래픽 비중은 전체 온라인 게임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의 기술력이 차츰 높아지면서 향후 국내 업체들이 견제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중국에서 와우 확장팩(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심의가 1년 반 정도 지연돼 올해 8월에야 출시됐던 사례가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게임 기술과 트렌드로 성장 모멘텀을 끊임없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국내 자동차나 전자제품 뿐 아니라 게임업체들의 과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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