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일본 출국, 정몽구 현대차 회장 러시아 방문...긴 연휴동안 하반기 전략 구상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채명석 기자] '재계 총수들에겐 추석 쉼표가 없다.'
다음주 월요일(20일)과 금요일(24일)을 합쳐 장장 9일간의 추석 연휴로 산업계가 긴 휴가에 돌입하지만 일부 총수들은 해외 출장을 떠나거나 국내에서 경영 구상에 몰두하는 등 바쁜 한가위를 보낼 전망이다. 특히 10월로 다가온 3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현안을 챙기는 한편, 올 하반기와 내년 경영 계획의 밑그림을 구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20일 예정된 일본 와세다대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참석차 이번 주말 일본으로 출국한다. 이 회장은 1965년 이 대학 정치경제학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와세다대 측은 이 회장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제 사회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해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일본 방문에는 부인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등 가족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온 가족이 추석 연휴를 일본에서 보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측 관계자는 "와세다 대학은 지난 수년간 이 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거듭 고사하다가 최근 수락했다"면서 "이번 출장길에 일본 재계 지인들과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1일(현지시각) 예정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식 참석차 이르면 이번 주말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로 출국한다. 러시아 시장서 수입차 부문 점유율 1∼2위를 기록 중인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을 통해 동유럽 공략을 강화한다는 복안이어서 이번 준공식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준공식에는 푸틴 러시아 총리가 참석해 현대차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은 동유럽 공략의 교두보가 되는 만큼 연휴 중간임에도 빡빡한 일정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부친을 따라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일주일 만에 프랑스 파리 모터쇼로 향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현대중공업 CEO와 주요 경영진은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어김없이 해외현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민계식 회장, 이재성 사장, 오병욱 사장을 비롯한 각 사업본부장들은 추석 연휴 기간을 전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북미 등 현대중공업 해외 법인과 공사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숨가쁜 글로벌 경영을 잠시 접고 추석 연휴 국내서 가족과 지내며 하반기 전략 구상에 몰두하는 총수들도 적지 않다. 지난 8일 중국으로 떠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3일 잠시 귀국했다가, 14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후 16일 귀국해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낼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8일에 이어 이번 주 중 중국길에 올라 현지 사업을 점검한 뒤 한가위에는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구본무 LG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등도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하며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응할 방안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일 기자 jaylee@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