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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취업업계 12년 돌아보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먹고 먹히는 야생..인수합병, 매각, 우회상장 등 종류도 다양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법칙은 비즈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1998년 태동한 취업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12년 역사는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한 각축전이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취업 시장이 규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다. 청년백수가 시장에 쏟아지며 취업정보 수요가 급증했다. 스카우트, 잡코리아, 인크루트, 휴먼피아, 잡링크, 커리어 등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취업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취업업계, M&A 혈전 통해 경쟁력 강화=약육강식의 가장 흔한 유형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벌어지는 인수합병(M&A)이었다. 선두주자는 잡코리아였다. 잡코리아는 2002년 휴먼피아를 인수하며 채용대행 솔루션과 헤드헌팅 사업부를 강화한다. 이후 잡코리아는 마치 블랙홀처럼 경쟁사들을 흡수하기 시작한다.


2004년 게임인력 구인ㆍ구직 사이트인 '게임잡', 프로그래밍 및 디자인 전문 취업사이트인 '데브잡', 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인 '오늘의 아르바이트'를 인수했다. 2006년에는 교육 전문 '에듀잡', 미디어 전문 '미디어통', 자동차 전문 '엔카잡' 등을 추가 인수한다.

취업사이트가 범람하는 와중에 전문분야 취업정보를 강화해 차별화를 두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성공을 거둔다. 잡코리아는 매 인수 때마다 외형을 키우며 명실상부한 공룡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잡코리아는 매출액 기준 업계 1위다.


다른 회사에 팔려가는 경우도 많았다. 2001년 스카우트는 골드뱅크로 매각됐고 다시 인재 비즈니스 전문업체인 페이버스 그룹으로 재매각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호재로 작용했다. 페이버스 그룹은 연봉정보 전문사이트인 페이오픈도 인수하며 스카우트에 힘을 실어줬다.


현재 스카우트는 직업전문학교ㆍ학원사업 등 오프라인 취업서비스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밖에도 커리어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매각(2004년)되고 사람인이 키움증권 등이 속한 다우그룹에 매각(2005년)되는 등 매각 사례가 이어졌다.


◆잡코리아 1천억 매각, 국내벤처 경쟁력 세계가 인정=지금도 업계 관계자 사이에 회자되는 최고의 매각전은 2005년 벌어졌다. 미국 몬스터닷컴이 1000억원에 잡코리아를 사들인 것이다. 당시 잡코리아의 최대 주주였던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은 600억원대 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먹고 먹히는 경험을 모두 해 본 업체도 있다. 인크루트는 2005년 뉴소프트기술을 인수하며 우회상장했으나 올해 초 3D전문업체 레드로버에 매각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커리어는 사명이 가장 많이 바뀐 경우다. 커리어-커리어다음-커리어넷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그만큼 인수합병이 치열했다는 증거다.


업계는 업체 간 인수합병이 업체, 구직자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자연스레 콘텐츠의 질도 높아진 면이 있다"며 "인수합병 혈전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구인기업과 구직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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