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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혈세 '돌려쓰기'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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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정부의 각 부처들이 국민의 혈세를 '제 멋대로'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국회의 예산결산 심의 과정에서 부적절한 예산 전용 사례가 지적됐지만, 주먹구구식 예산 운영은 여전했다.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51개 부처의 전체 예산 전용액은 4조6166억에 달했다. 특히 국토해양부는 예산 전용의 '달인'의 수준을 보였다. 국토부 예산전용액은 2조3727억원으로 지난해 정부 전체 예산전용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을 포함한 국가하천정비지원 사업의 전용액은 6194억원으로, 국토부 전체 전용액의 26.10%, 정부 전체 전용액의 13.4%를 차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우에도 지난해 예산 전용액은 3234억으로 전년도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교과부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대학생 장학금으로 편성된 2900여억원 가운데 870억원을 한국장학재단 출연금으로 전용했다. 교과부는 또 인공광합성 기술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기 위해 50억원의 예산을 전용, 이 중 14억3000만원을 집행했다.


당초 지난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예산을 전용한 사례도 있었다. 환경부의 경우 4대강 살리기 홍보사업에 13억원의 예산을 전용해 12억7900만원을 집행했다. 대통령실의 업무동 신축사업과 외교통상부의 해외행정인턴양성사업은 각각 2009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지만 전용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외교부의 에너지 협력 외교 사업 예산도 상당 부분 엉뚱하게 쓰였다. 총 80억4200만원이 편성된 예산의 17%에 달하는 9억4500만원은 북한 이탈주민 이송 경비, 공관 인건비 등 에너지와 상관없는 명목으로 사용됐다. 또 몽골과 남아공 대사관 등은 예산 대부분을 국회의원과 장관 방문 때 만찬 비용이나 와인 구입 등에 지출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대사관은 대사 골프비에 2250달러를 지원했고, 독일 대사관은 사교클럽 연회비를 내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을 미리 당겨 쓴 사례도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도 헌법연구관 해외연수 예산 부족분 1938만원을 지난해 예산에서 집행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해외 연수관 예산 부족분 7918만원을 올해 예산에서 집행하는 등 매년 예산을 미리 집행했다.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은 "예산을 편성할 때 사업의 타당성 검증이나 정확한 예측을 통해 예산집행 전용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인 예산편성"이라며 "예산 집행에 어느정도 융통성을 부여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전용율이 높은 것은 문제인 만큼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는 철저히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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