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전기차 '미니E' 타봤어? 안타봤으면 말을 하지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BMW 그룹이 야심차게 선을 보인 전기자동차 '미니 E(MINI E)'가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하는 시점은 2013년 즈음.

현재 개발 단계 중인 미니 E를 시승할 기회가 생겼는데 전기차를 몰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생소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니 E가 지닌 다양한 장점과 단점이 전기차이기 때문인지 BMW 그룹 차량의 특성인지 사실 헷갈렸던 점을 미리 밝혀둔다.

1일 'BMW 그룹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첫 공개된 미니 E. 전 세계적으로 500대만 만들어 시범 운행 중인 BMW 그룹의 야심작이자 첫 전기차 모델로 유명세를 탔던 차다.

기존 미니 디자인을 유지해 겉모습은 역시 귀여웠다. 색상은 루프가 퓨어 실버, 바디 부문은 금속을 연상케 하는 다크 실버로 꾸며졌고 특히 동글한 사이드 미러에 짙은 겨자빛 색을 넣어 톡톡 튀었다.

이날 시승은 서울 광진구 악스 코리아에서 출발해 비탈길에 있는 워커힐 호텔을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코스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엔 전혀 무리가 없었다.

BMW 그룹의 전기차 시험 모델인 미니 E는 야누스적 매력을 지녔다. 기대 이상의 가속력을 자랑하지만 전기차 특유의 제동력은 운전자에게 다소 부담을 줬다. 미니 E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해 제동력이 생기게 된다. 이때 운동 에너지에서 생겨난 전력이 배터리에 쌓이게 되는 원리다.

미니 E는 '전기차가 과연 잘 나갈까'라는 그동안의 편견을 지울 수 있을 만큼의 가속력을 지녔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아야 하는데 치고 나가는 힘이 놀라웠다. 오르막 코너링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오르막 신호 대기 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뒤로 밀리는 현상이 잦았다. 미니 E 전동식 파워트레인의 최대 토크는 22.4kg.m이며 제로 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8.5초다.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제동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편리했다. 하지만 고속 주행을 하다 시속 20~30km/h대로 내려오면 갑자기 제동이 걸려 덜컥이는 느낌이 꽤 컸다. 미니 E는 도심 주행 시 75%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채 제동이 가능하다. 이 경우 발생하는 에너지 회생 작용을 활용해 최대 20%가량 주행 거리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소음이 없다는 점. 시동을 켜고 끌 때는 물론 주행 중에도 잔소음마저 들리지 않았다. 미니 E는 충전식 리튬 이온 배터리로 충전되며 정격 출력 150kW의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 모터의 작동음이나 소음은 거의 없고 배기가스도 배출하지 않는다. 1회 충전 시 평균 3.8시간이 소요되고 주행 가능 거리는 약 240km라고 한다.

내부는 미니 시리즈 특유로 담백했다. 넓은 계기판도 여전했다. 보통 핸들 위쪽에 달려 있는 rpm을 나타내는 타코미터는 센터미터와 배터리 레벨 측정기로 바뀌었다. 배터리 잔량은 퍼센트(%)로 표시된다.

센터미터에는 LE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전력을 소비하고 있을 때는 빨간색, 에너지 회생 기능으로 전력을 비축하고 있을 때는 초록색으로 불빛을 통해 알 수 있다. 전기 모터가 뒷자석을 대신해 2인용이라 내부는 기존 미니 모델보다 좁은 느낌이다. 트렁크도 미니 E가 좀 더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