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주말을 앞두고 미국 증시가 심리적 지지선이 붕괴됐다. 루비니 교수가 '더블딥' 가능성을 40%로 상향하는 등 대외변수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많다. 코스피지수가 5일 연속 조정을 받아 어느새 박스권 하단에 도달했지만 쉽게 매수에 나서기 힘든 이유다.
일각에서는 1차 지지선이 무너지고 2차 지지선인 1660까지 조정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하지만 여전히 1차 지지선이 방어선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추가하락에 대한 부담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단기 반등을 노려볼 만한 시점이다.
부국증권은 연기금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포스코 LG 등 대형주들과 태양광, 원자력, 스마트폰 등 관련 테마주들을 단기적으로 접근해 볼만하다고 분석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미국 증시가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면서 7월 저점을 하향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 오늘 새벽 장에서 다우지수는 1만이 붕괴되며 7월초 저점에 근접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미국 증시는 바닥을 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은 여기서 5%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
코스피는 1차 지지선인 1720선에서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는데 전망과 달리 S&P500이 1000선까지 조정을 받아도 VIX(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한 옵션내재변동성)는 30선을 넘기지 못하고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디플레이션 우려감에 따른 미국 증시의 조정은 5% 수준에서 일단락되고, 이런 경우 코스피는 최대 1660선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내증시를 차별화시켰던 요인들도 힘이 떨어질 수 있다. 올해 한국의 IT와 자동차 기업은 중국과 환율의 도움으로 높은 이익성장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수출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일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올 여름 주도주였던 OCI가 주요 저항선에 도달, 단기 조정 중이다. 하이닉스는 (쌍봉을 그린) M자형 패턴이 완성됐다.
◆한태구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더블딥'은 최근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경제기사 문구다. 대부분의 경제지표는 이러한 예측을 하게 만들고 있으며 불확실성의 확대는 투자심리의 급랭을 초래하고 있는 형국이다. CRB인덱스 챠트에서 보듯이 상품시장의 상승이 그나마 디플레이션을 막는 하나의 방어선이기는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과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세 일수도 있다. 미국시간으로 금요일(27일) 발표될 미 소비자심리평가지수도 경제심리를 자극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방향성 확인 후 투자에 대한 판단을 내리려는 관망세가 주말까지는 계속 될 전망이다.
최근 외국자금이 국내 국공채에 유입되는데 이는 차후 원화절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화 절상을 예측하고 있다면 외국인들의 주식매수도 이어질 것이란 명제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원화 절상은 국내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이 원화절상으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위안이라면 국내 대표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것과 불확실성하에서 매수주체로 나서고 있는 연기금의 존재이. 연기금의 추가적인 주식매수세가 종목별로 대응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만큼, 연기금의 매수가 집중되는 종목(포스코 LG 현대건설 OCI SK에너지 삼성물산 등)들을 눈여겨 볼만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익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면서 주가가 박스 하단권에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테마별로는 정책적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태양광, 원자력 관련주, 생활패턴의 변화를 이끌 스마트폰 관련 부품주, 그리고 DTI완화 같은 부동산 대책이 곧 발표되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건설주를 눈여겨 볼 만하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글로벌증시 곳곳에서 매크로 부담으로 인한 진통이 한창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 주택시장 부진이 조정압력을 키우는 빌미를 제공했다.하지만 경기회복 탄력 저하나 더블딥 우려는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치를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매크로 진통과정은 긴 호흡에서 비중확대 기회다.
미국은 인플레 압력이 낮기 때문에 제로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고 양적완화를 비롯한 부양책 가동에 호의적일 수 있다. 경기둔화라는 순환적 불확실성 때문에 주식시장이 일정한 틀에 갇혀있는 형국이지만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신흥국가들의 성장경로를 감안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재차 동반침체의 길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혼란스러울 때에는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긴 호흡으로 시장을 접근한다면 진통과정이 비중확대의 기회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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