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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高 보는 엇갈린 시각.."엔화 강세 이어지기 어렵다" 분석도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해외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어서다. 이에 엔·달러 환율의 하락이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신영증권은 '확고하지 않은 엔화의 위치', '일본 정부의 외환 시장 안정 의지', '충분히 진행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이유로 엔화 강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26일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엔·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올해 84엔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엔·달러 환율의 상승반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안전자산으로써의 엔화의 위치가 확고하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 외환거래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 수준이며 외환 보유액에서 엔화의 구성비중도 3%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세계 외환시장 거래의 대부분은 여전히 달러화(43%)와 유로화(19%)가 차지하고 있고 파운드화(8%)의 비중도 여전히 높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기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으나 일본 경기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 추세화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로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의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엔화가 고평가 국면에 진입하면서 일본 정부의 외환 시장 안정의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 신영증권은 엔·달러 환율이 85엔을 밑돌 경우 엔화는 달러대비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고 봤다. 지난 6월1일만해도 91.26엔이던 엔·달러 환율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25일에는 84.41까지 떨어졌다.


그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엔화 강세의 장기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며 "이미 엔캐리 청산이 충분히 진행됐고 이는 일본에 대한 해외 금융기관의 자금수요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 내 외국은행의 본지점 송금과 일본 국내 은행의 해외 대출, 외국은행 지점의 해외대출은 2000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추가적 엔화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엔·달러 환율의 되돌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 4분기에 중국과 한국의 경기 저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경기도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는 점차 그 힘을 잃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엔화는 지난 5월 이후 세계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폭의 강세를 보인 통화로 국제사회에서도 엔화의 '되돌림'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영증권은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당분간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강세에 대한 기대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매도한 후 달러로 환전해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흐름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봤다. 4분기에 중국과 더불어 한국의 선행지수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경기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이에 신영증권은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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