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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국방위원장 '전격방중' 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6일 새벽 전용열차 편으로 중국에 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방중목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관계기관에서 오랫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움직임을 추적해왔고 이날 새벽 방중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에서는 비공식방문이라 김정일이 북한으로 돌아간 후에도 발표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시점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을 위해 25일 평양에 도착한 뒤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북한 것은 카터 전 대통령에게 제시할 카드를 중국과 조율하기 위해서거나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조율이 필요한 안건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2004년, 2006년, 2010년 5월에 이어 6번째다.


◆카터 전 대통령접촉보다 후계자 눈도장이 우선=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배경으로 9월 초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내달초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대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 지위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됐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24일 현대북한연구회 창립 1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9월 초순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중앙위 조직비서 등의 직책에 선출돼 대내외적으로 후계자 지위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김정일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 비서들을 대폭 충원해 김정은의 미래 통치 기반을 구축해줄 것"이라며 "김정은은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과 김정일이 혼자 남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직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초 대표자대회의 행사규모나 후계자 공식화작업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국방부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방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북한군이 평양 인근에서 대규모 국가급 행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난달 12일부터 대규모의 병력과 기갑장비, 화포 등을 다수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런 군사 동향은 9월 초 예정된 당 대표자대회와 10월 당 창건 65주년 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으로 추정된다"며 "북한군은 이 행사를 위해 대규모 화력훈련을 하거나 군사 퍼레이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포함한 북핵 문제 협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 기간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장기 휴업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의 복귀를 천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일 위원장만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수뇌부를 만난 김 위원장이 회담 재개를 바라는 중국의 희망을 저버릴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과거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바뀐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BDA(방코델타아시아) 제재'를 통해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의 금융제재가 본격화되던 2006년 1월 방중한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를 6자회담의 난관으로 지적하며 6자회담 진전을 위해 중국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화폐개혁 실패로 말미암은 심각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중국의 경제지원이 절실한 북한으로서 6자회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역시 이런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침수피해 심각 '긴급구호품으로는 불가능'= 북한은 그동안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등 미국의 민간단체들에게 구호를 요청해 왔지만 유엔아동기금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기구의 긴급구호 제의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신의주 침수 등 홍수피해가 커지자 태도가 바뀌었다.


유엔아동기금은 24일 "북한이 압록강 범람에 따른 신의주 침수 등 심각한 수재에 시달리고 있어 유엔에 긴급구호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침수피해 범위는 신의주를 비롯해 평양도, 함경남도, 황해북도 등 사실상 전역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달 3일 김대혁 함경남도 신흥군 인민위원회 사무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우리 군이 이번에 본 피해는 3년 전 수해와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재난"이라고 말했다.


특히 군시설물의 피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북한의 최신형 탱크 `폭풍호'의 생산 기지로 추정되는 함경남도 신흥군 소재 일명 `61호 공장'이 지난달 말 폭우로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함경남도 함흥시 소식통'을 인용, "북한의 주력 탱크 `천마호'와 최신형 `폭풍호'를 생산하는 61호 군수공장이 장맛비에 침수됐다"며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함경남도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려 장진강발전소가 갑자기 수문을 개방하는 바람에 신흥군이 통째로 물에 잠겼다"고 밝혔다.


피해 액수나 규모가 긴급구호지원만으로는 자립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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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천안함사건 이후 대북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국내의 대북지원 최종승인도 확실치 않다"면서 "긴급지원의 손길이 필요해 중국행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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