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튬 확보 전쟁 한발 앞섰다

한-볼리비아 정상회담 "긴밀 협력"..MOU 체결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리튬 자원 보유국인 볼리비아와 리튬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자원외교의 첫 성과로, 우리 기업들이 2차전지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후안 에보 모랄레스 아이마 볼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광산의 증발자원 산업화 연구개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는 두 나라가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의 염수에 함유된 탄산리튬 추출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내년 4월부터 이 연구개발사업에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이 참여하게 된다.

우유니 호수에는 세계 리튬 부존량의 절반에 가까운 540만t이 매장돼 있어 자원 개발권을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양국 정상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리튬 개발을 위한 양국간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협의·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합의서 체결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지난 1월까지 세차례 볼리비아를 방문해 우리 기업의 리튬 개발 사업권 획득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등 자원외교의 성과물로 평가된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랩톱 컴퓨터, 전기차 등의 동력원인 2차전지를 만들 때 주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용 통신기기 산업과 친환경 동력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앞으로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양국은 또 한국 정부가 볼리비아에 2010~14년 2억5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한도를 설정하는 기본약정을 체결했으며, 바네가스 교량 건설사업에 차관을 공여하는 계약도 맺었다.

이 대통령은 내년 한국의 개발경험 공유사업(KSP) 대상국가에 볼리비아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주한볼리비아대사관을 조기에 개설하겠다는 뜻을 표명하고, 한국 기업인들의 현지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5년 복수 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은 천안함 순국장병과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의 도발행위가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