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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골드러시... 모바일 앱 개발자의 '명과 암'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 서소정 기자, 김철현 기자, 김수진 기자] 모바일 빅뱅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의 개발열기가 뜨겁다. 이른바 '아이폰 쇼크'에 이어 갤럭시S를 비롯한 구글 안드로이드폰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앱생태계가 스마트폰 경쟁력의 척도로 부각되고 있다. 이통사와 제조사들도 앱 확충에 사운을 걸 태세다. 각종 앱스토어에서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흥행 대박을 떠뜨린 개발자들의 스토리가 회자되면서 기존 IT기업 종사자들도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어느 세계든 명암이 있는 법. 앱개발에 뛰어든 유명 개발자 5인을 인터뷰해 모바일 앱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올 초 숭실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김재현씨는 취업하는 대신 모바일앱 전문업체인 블리스소프트를 창업했다.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 두 달 간 친구들과 개발한 '에그플라이'라는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를 모으자 창업의 용기를 얻었고 지난 1월에는 벤처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유명 스마트폰 게임인 '불리'를 만든 넥스트앱스의 김영식 대표. 음악서비스 업체 개발자로 일하던 그는 자신이 개발한 개임을 대기업에 공급하려다 무산되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회사를 나온 그는 '불리'를 개발했고 200만개이상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27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아이폰과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이 급증하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가 개발자들의 신천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생 청년 창업이 잇따르고 전문 SW개발자들도 회사를 박차고 나와 앱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처럼 개발자들의 '모바일 엘도라도(Eldorado)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휴대폰제조사들도 앱개발자를 모시기에 바쁘다. 애플만 놓고봐도 현재 30만개의 등록 앱에 올해말까지 앱다운로드가 45억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도 맹렬히 애플을 추격중이다. 스마트폰이 촉발한 모바일빅뱅이 IT산업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바닐라브리즈다. 국내 아이폰앱 개발 선구자로 꼽히는 이 회사는 미국 야후닷컴에서 브랜드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던 한다윗 대표가 2008년 창업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300만건이 넘게 팔린 모형총 앱 '아이건'이나 저작권이 종료된 유명 연주자의 클래식 음원을 사들여 모은 '클래시컬 뮤직 마스터콜렉션' 등이 대표작이다. 매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 최다인 1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고 이중 절반가량은 각 앱스토어 카테고리 10위권에 포진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휴대폰 게임업체인 게임빌의 경우, '제노니아'와 '베이스볼 슈퍼스타즈'와 같은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으며 앱 전문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88%늘어난 27억원에 달한다. 박정수 게임빌 해외사업 팀장은 "전략게임을 내놓고 조만간 MS마켓이나 블랙베리 앱월드, 삼성스토어 등에 추가 진출하는 만큼 매출이 크게 신장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다윗 바닐라브리즈 대표는 스마트폰 열풍에 대해 "애플만 해도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아이패드까지 1억명이상 사용자를 상대로 콘텐츠를 파는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SW개발자에게 언제 이런 신천지가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기획력, 실행력이 뒷받침되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능력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이른바 '앱이코노미'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요 창업세미나에서도 스마트폰과 위치정보시스템(LBS),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빼면 창업 아이템으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과열조짐까지 보인다.


국내 모바일앱 개발자는 공식 집계되지 않지만 수만명으로 추정된다. 기업화하는 사례가 늘면서 종사자들의 출신 배경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로 IT벤처기업에서 SW개발자로 일하던 이들이 많지만 대학생 신분으로 뛰어드는 이들이나 기업에서 마케팅, 기획담당자로 활약하다 변신한 케이스도 있다. 서울버스로 유명세를 탄 유주완 군처럼 고등학생 개발자도 있다.


하지만 앞서 선배 앱개발자들은 "아무런 준비없이 단순히 관심만으로 뛰어들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고 이구동성으로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 IT전문가인 토미 에어호넌은 앱 한 개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3만 5000달러에 달하지만 개발자들의 평균 연매출은 682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는 등 앱 개발이 힘겨운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무려 50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어서 치밀한 전략없이는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미 앱스토어시장에 거대 자본을 보유한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개인 개발자들의 설자리가 좁다는 지적도 많다.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이라는 것이다.


네오위즈랩 강순권 앱개발 팀장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해도 독불장군식으로 혼자서 개발하면 대부분 실패하게 된다"면서 "디자이너와 기획자, 개발자가 협력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다윗 대표는 "한주에만 새로 등록되는 앱이 2000개가 넘는데 사용자에게 확실하게 어필하지 못하는 앱들은 묻히기 일쑤"라면서 "공들여서 7~8개를 만들어도 순위에 올라가는 것은 많아야 한두개"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팔리는 앱을 위해서는 창조적 아이디어와 미려한 디자인, 새로운 UI경험이 종합돼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김진형 KAIST교수(앱센터 지원본부장)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앱 열풍이 SW개발자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고 경직된 국내 IT업계에 숨통을 틔워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앱개발은 단순히 프로그램 개발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며 마케팅과 영업, 기획, 디자인, 그리고 네트워킹이 종합돼야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 역시 1인 창조기업만 되뇌일 것이 아니라 성공 가능성이 높은 4~5명의 소조직을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서소정 기자 ssj@
김철현 기자 kch@
김수진 기자 sj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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