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기대 이상이었던 기업 실적과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경제지표. 두 가지 상반된 재료 속에서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어닝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된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부진한 지표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번주에는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는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책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나친 기대감은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뉴욕증시가 2주 연속 하락하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4주 연속 하락한 상황. 여전히 불안감이 높아 이번주 뉴욕증시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주 다우 지수는 0.87% 하락해 2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S&P500 지수도 0.70% 하락해 2주 연속 밀렸다. 반면 상대적으로 직전주 낙폭이 컸던 나스닥 지수는 0.29% 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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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대폭 하향수정될듯
아메리프라이스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며 "우리는 2분기에 모멘텀을 잃어버렸고 어떤 새로운 모멘텀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모멘텀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오는 27일 공개될 2분기 GDP 수정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로 발표됐던 2분기 GDP 증가율은 1.4%로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2%가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그로스 펀드의 채닝 스미스 공동 매니저는 "GDP 수치는 약한 회복이냐 더블딥이냐 논쟁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모멘텀 상실로 향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JP모건 체이스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5%로, 4분기 전망치를 3%에서 2%로 낮췄다. 실업률은 10%로 재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초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9%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하반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국채 금리의 가파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나주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주 대비 2.8% 하락한 2.61%로 마감됐다. 주중 2.5%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급기야 금리 전망치를 잘못 내놓은 것과 관련해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당초 모건스탠리는 올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5.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18개 프라이머리 딜러 중 가장 높은 전망치였는데 오판했다고 시인한 것. 한편 18개 프라이머리 딜러 중 가장 낮은 전망치는 HSBC의 3.0%였다.
◆불안한 고용..주택판매 부진 이어질듯
이처럼 향후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기업 고용 증가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으로 50만건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최근 계속해서 월가의 하락 예상을 뒤집고 증가하고 있다.
월가는 이번주에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지만 또 다시 월가의 믿음을 배신할 경우 8월 노동부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월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수합병(M&A) 이슈에 대해서도 고용 부진과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기업들이 고용 증가 등을 통해 내부 역량 개발에 의존하는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보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유기적 성장(non-organic growth)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 경쟁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진 틈을 타 덩치 키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헤네시 펀드의 프랭크 잉가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풍부한 현금해진 기업들이 고용을 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기업이 고용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주택시장은 최근 오히려 다시 한번 수렁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24일과 25일 7월 기존주택판매와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공개될 예정인데 7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12.9%나 감소한 468만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규주택판매는 6월과 동일한 33만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홀 심포지엄, 분위기 전환시킬까
이번주 시장이 주목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매년 와이오밍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금융 심포지엄이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장,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은 오는 26일부터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27일 현 경기에 대한 진단ㆍ전망과 함께 연준의 대응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부양책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많이 낮아졌지만 기업 실적 발표는 계속된다. 지금까지 S&P500 지수 중 484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고 톰슨로이터는 이중 75%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평균 62%를 큰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반스앤노블, 버거킹(이상 24일) 톨 브라더스, 게스(이상 25일) 티파니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세계 최대 비료업체 포타쉬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도 오는 25일 실적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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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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