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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포럼]인재채용 객관성의 한계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세계적인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의 발전사를 보면 눈에 띄는 몇 명의 리더가 있다. 시드니 와인버그는 현대적인 골드만삭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와인버그는 대공황 속에서 골드만삭스를 구해냈으며, 골드만삭스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와인버그가 공립학교를 중퇴하고 구한 일자리는 골드만삭스의 사환 일이었다. 더 정확히 하자면 청소부의 조수였다. 그는 재떨이를 비우고 파트너들의 실크 모자를 털고, 그들의 장화에서 진흙을 떼어내는 일을 했다.


이후 우편실에서 각 사원들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을 하면서 와인버그는 '우편실의 개선과 현대화를 위한 방법'을 폴 삭스에게 제안함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우편실 책임자를 거쳐 와인버그는 상업어음의 판매원으로 일하게 됐는데 이후 그는 놀라운 업무능력과 넘치는 아이디어, 탁월한 고객관리 등을 인정받아 20년만에 파트너로 승진했다. 와인버그는 62년 동안 근무했으며 그 중 39년을 선임파트너로 일했다.

또 다른 인물은 구스 레비였다. 그는 툴레인 대학을 중퇴하고 골드만삭스에서 일하게 됐는데 나중에 투자은행의 선임파트너까지 오르게 됐다. 레비는 자신과 같이 학위가 없어도 잠재력이 있는 인물을 뽑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레비는 아침 일찍 출근해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사무실로 불러 포커 등의 게임을 즐겼다. 그는 어떤 게임이든 상대가 잘 아는 게임을 하려고 했으며 그 과정을 통해 상대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상대가 자신이 앞서 냈던 카드를 기억하고 있는지, 위험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압박감 속에서도 기지를 잃지 않는지 등을 파악하려고 했다. 레비는 성공적인 거래가 지식뿐 아니라 현명한 판단력, 불굴의 의지력, 성실성, 그리고 운에도 달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골드만삭스의 유능한 거래인 가운데 레비의 입사 시험을 통해 합격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기 전에 삼보증권에 취업했다. 재무와 경리 업무를 맡아보면서 주어진 일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통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 현재와 미래를 분석함으로써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그는 리더십 등을 인정받으면서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인물이 됐고 마침내 한국인 최초 독일 BMW 본사의 임원이 됐다. 당시 BMW 측은 미국 유명대 박사와 MBA 출신을 제치고 김 사장을 뽑았다. 그는 현재 뛰어난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능력 하나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은 회사로서도 매우 필요한 인물이다. 그들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며, 무엇보다 인재풀을 폭넓고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인재 채용 시즌이 본격화된다. 여름방학 내내 토익, 한자급수시험, 적성 시험 등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던 학생들이 소위 '스펙'을 발판 삼아 취업전선에 뛰어들 것이다. 결국 기업에 입사하려면 학점, 어학점수, 그리고 각종 자격증 등이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효과성 측면에서 객관화된 기준을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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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채용기준을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객관성'을 이유로 획일화되고 기능위주의 채용기준을 고집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측불가능하고 불확실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막상 인재 채용 기준에는 변화가 없다면 기업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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