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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팝컬럼니스트 김태훈과 동명이인인 배우 김태훈은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배우 김태우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금방 간파할 것이다.
김태훈은 전국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영화 '아저씨'에서 형사반장 김치곤 역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일반 관객에게 김태훈은 아직 낯선 얼굴이지만, 단편 '6시간'으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될 만큼 독립영화계에서는 '스타'다.
연극 무대에서 시작해 독립영화 '달려라 장미' '약탈자들'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고 김응수 감독의 '물의 기원'을 들고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도 했다. 장편 독립영화의 주연배우로 활약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상업영화계의 문을 두드린 작품이 '아저씨'다.
김태훈은 영화 '아저씨' 200만 돌파를 기해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아직은 주연과 조연,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며 "좀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알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저씨'에서 김태훈이 맡은 형사반장 치곤은 극중 자취를 감춘 마약을 되찾기 위해 소녀를 납치한 범죄조직과 옆집 소녀를 찾아 나선 태식(원빈 분)을 동시에 뒤쫓는다. 사건을 수사하는 한편 태식에게 범죄조직에 대한 정보를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태훈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다르고 또 상업영화이고 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치곤이라는 인물에 대해 여러 설정이 있을 수 있는데 '형사25시' 같은 프로그램을 많이 봤어요. 형사분들의 외모가 정말 다양하더군요. 그 속에서 제가 갖고 있는 특정한 면을 부각해서 치곤을 만들고자 했는데 실제로 영화 속 치곤은 감독님이 생각한 부분도 많이 들어가 있죠."
김태훈은 독립영화에서 여러 차례 주연도 맡고 국제영화제에 초청도 받았지만 상업영화와는 그다지 큰 인연이 없었다. 그가 '아저씨'에 꼭 출연하고자 했던 것도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했지만 "상업영화가 언젠가 돌파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대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김태훈은 흔히 조연들이 범하기 쉬운 '튀는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았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형사 캐릭터지만 그는 감독이, 영화가 필요한 만큼만 연기했다. "스스로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저씨' 개봉 전 VIP 시사회에 참석한 그의 형 김태우는 영화를 본 뒤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태훈은 "영화가 잘 될 것 같다는 말 외엔 특별히 칭찬을 하지는 않았지만 느낌만으로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아저씨'는 전국 200만 관객을 넘어 300만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영화가 흥행 돌풍을 이어갈수록 김태훈의 가치를 알아보는 영화인이나 관객이 늘어날 것이다. '아저씨'의 치곤은 그에게 시작에 불과하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맹활약하는 김태훈의 모습을 볼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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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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