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기존 주택 절반 이상을 20년 안에 철거하고 재건축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7일 중국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주택도시농촌개발부(MOHURD) 정책연구소의 천화이 주임은 보고서를 통해 1999년 이전에 건축한 주택은 대부분 수명이 짧고 주거 문화에 대한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절반 이상을 재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존해야 할 역사적 유물을 제외하고 1999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은 철거돼 20년 안에 모두 새로 지어져야 한다는 것.
천 주임은 "우선 194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50년의 수명이 이미 끝났으며 1949~1979년 사이에 지어진 주택 대부분은 당시 특성상 간이주택 같이 임시방편의 주택들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도시화가 진행됐던 1979~1999년 지어진 주택들은 공간의 제약과 시설 부족으로 현대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오직 1999년 이후에 지어진 가옥만 내구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낡은 주택에 대한 위험성과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논의돼 왔지만 항상 재건축에 따른 부작용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무분별한 철거와 재건축이 부실건설을 야기하고 도시건설 계획의 일관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부동산개발업체들의 폭리 등을 이끌어 낸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는 연간 20억㎡의 부지가 재개발되고 있으며 세계 시멘트와 철강 소비량의 40% 가량이 건축활동에 활용된다. 재개발로 매년 건물 면적의 40% 가량이 새 건물로 재탄생되고 있다.
리더샹 칭화대학 건축학과 교수는 "1970년대 이전 건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재건축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무분별한 철거와 재건축"이라며 "수명이 10년도 안되는 건물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치우바오싱 주택도농건설부 부부장도 영국과 미국의 건물 수명이 각각 132년, 74년인데 반해 중국 건물의 수명은 25~30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상하이사회과학원 도시화연구센터의 위홍셩 주임도 "요즘 지방정부와 개발업체들이 재개발 붐에 따라 더 많은 이득을 챙기기 위해 새 건물, 더 높은 건물을 지으려 한다"며 "무분별한 재건축은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도시화율은 2015년까지 50%에 달하고 새 주택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개발할 부지가 많고 철거할 땅이 적은 교외 지역 뉴타운 건설에 정부가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건물 철거로 발생하는 쓰레기 양은 엄청난 상황. 중국 전체 도시 쓰레기의 30∼40%가 건축물 쓰레기이며 1만㎡의 건물을 철거할 때마다 7000∼1만2000t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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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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