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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받는 중기 생태계] <2> 대기업 진출 억제 등 법 개정 시급

정책자금 되레 3조원 축소…'떡잎기업'위해 원위치돼야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해 도입한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와 관련, 실질적으로 대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고 별로 바뀐게 없습니다. 합리적으로 대기업 입장도 배려하면서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이석연 법제처장은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그간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법령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납품단가조정협의' 의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업계의 관행상 약자인 중소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기 힘들다는 중소기업인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위주로 입법화된 산업 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가 정부발로 나오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그간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핵심 정책의 긍정적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자금 증액 및 집행 관리, 그리고 불편법령 개선 등이 그 내용이다.


◆하늘의 별따기 '자금지원'…이제 풀리려나= 중소기업 현장은 여전히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 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5조9000억원보다 무려 2조8000억원이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대폭 확대된 운전자금(경영안정자금, 소상공인자금)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과 연구개발능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나 민간금융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은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것과 같다.


최근 전자부품소재ㆍ투명전극 필름을 선보인 A업체. 이 회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번번히 벽에 부딪혀 결국 사재로 15억원을 마련했다. 제품 개발에 실패할 경우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투자였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 대표는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할 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이럴 때 제대로 지원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창업 초기 기업에게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 원칙은 선택과 집중이다. 될성 부른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을 집중, 강소기업을 만든다는 취지다. 하지만 보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더 많은 우수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함께 부실한 중소기업임에도 자금을 받아오던 곳은 과감하게 지원대상에서 탈락시키는 등 철저한 감독도 필요하다.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의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그에 따른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책자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항상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 불편법령 해소 시급=중소기업인들은 그동안 어려운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현실과 맞지 않는 중소기업 관련 법령(제도)에 대해 개선해 줄 것을 줄기차게 정부에 건의했다.


이달 초에도 중소기업인 30여명이 이석연 법제처장을 초청해 중소기업계의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 실효성 개선 ▲대기업의 중소기업 고유영역 진출 억제 ▲노동관련 양벌규정 개정 ▲상조서비스업 관련 법령 개선 ▲신용카드가맹점 단체 설립요건 개선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산업단지 조성시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산업용지 분할시 최소면적 하향조정 등이다.


이 가운데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 실효성 개선과 대기업의 중소기업 고유영역 진출 억제 문제는 대ㆍ중소기업이 항상 갈등을 겪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도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하도급업체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대기업에 유리하고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이 거래처 상실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납품단가의 부당성을 신고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낮다"며 "업종별 협동조합에 납품단가협의를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된 이후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중소기업형 사업영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조정 이행 명령을 받아도 벌금 기준이 경미해 대기업들이 이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행 5000만원 이하인 벌금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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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소기업청은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 실효성 강화 및 불공정거래 개선을 골자로 하는 정책 제도 개편을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내달께 발표할 예정이다. 또 법제처도 불편법령 체계 개선에 대한 안건을 마련, 빠르면 내달 대통령 보고를 거쳐 공표하기로 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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