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중요 정책기조 변화의 키워드는 '서민을 따뜻하게 하는 정책으로의 시선변경'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시선변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수없이 많은데 아직은 상의하달식의 정치적 판단에 의존하는 대통령 중심의 메시지가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께서 서민의 어려움을 읽고 서민금융 마련, 지역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지시하시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지만 한쪽으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대통령은 대단히 바쁜 분인데 만약 이 분의 시선이 서민에게서 멀어지면 서민정책은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에 다가서면 불안감이 싹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민정책은 정교하고 장기적이면서, 서민이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종합적이고, 범국가 차원에서 마련돼 지속적으로 실행되지 않으면 왠지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다. 국가의 지도자가 앞장서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그 후에는 정부 각 부처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실행하는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민간부문의 자본을 추적하기 위해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해 왔으며, 그 결과 지금은 민간부문에만 수백조원의 현금이 보관 중이다.
과거에 그렇게도 목메어 외치던 민족자본 형성 또는 국가의 재정자립능력 등이 어느덧 옛 이야기처럼 들리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왠지 서민의 마음 속에 추운 기운이 가시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인가?
과거에 서민들은, 지금의 노인들은, 큰 보람을 가지고 그 시대를 살아왔다. 예를 들면 국가 자주경제를 통해 자신의 꿈도 같이 영글어 간다는 자존심이 함께했기 때문에 어려운 노동환경과 저임금을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서민층은 그 보람이 변색돼 삶의 정의로움을 상실하고 있다. 즉 국가를 이끄는, 국가경제의 한 주체로서 일하던 시대에서 한 기업의 발전을 위해 종속되고 그 결과에 의해 얻어진 부의 배분에 의한 삶의 수준은 여전히 마음의 빈곤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불만스러운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는 더욱 벌어지고 있고 현실세계에서 그 괴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거복지 부문을 살펴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0만가구에 가까운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삶의 현장을 살펴보면 참담한 느낌을 가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33㎡ 전후의 소형 임대아파트에는 사회 극빈층, 노약자 등이 거주하고 있다. 이 분들은 상당부분 몸이 불편하고 소득이 적거나 끊겨 국가복지 정책에 의지해야 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식생활, 거주여건, 생활양식을 살펴보면 우리 바로 이웃에 전혀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들과 가진 자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는 무엇인가? 각종 민간단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돕는다고 하지만 돕는다는 그들도 마음만 조급할 뿐 경제적으로 여유 없기는 마찬가지다. 즉 가진 자가 서민계층에 연계되는 프로그램이 장려돼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가진 자를 우리는 존경해야 한다.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질 때만 스치는 정책이 아니고, 사회의 정의로움을 세우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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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에 창밖으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의 풍요로운 불빛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으로 보이는 세계는 불가능한 것인가? 미국에서는 '피플스 그로서리(People's Grocery)' 운동을 통해 가진 자가 야채를 재배해 가난한 자를 돕고 있다.
우리도 정의로움과 보람을 공유하는 서민 프로그램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김수삼 토지주택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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