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대란 공포..분양권보다 1억5천만원 깎아주는 서울 '금깡통 아파트' 등장
아파트를 팔면서 웃돈을 얹어 준다는 소위 '금깡통 아파트'가 서울 중심가로 북상했다.
'금깡통 아파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쌓인 지역에서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돈을 주면서 넘기는 것을 말한다. 고양 파주 용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심심치 않게 나타나기도 했으나 서울 중심에까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택시장 불황의 늪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억원에 분양된 서울 양천구의 A아파트 49평형이 최근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계약금으로 낸 4500만원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웃돈 5000만원 지급과 5000만원 프리미엄 보장제로 인한 할인 등 총 1억4500만원을 깎아주는 게 조건이다. 7월까지의 입주지연으로 인한 중도금 이자 및 연체료 등의 추가 손실금 3000만원은 매도인이 부담한 상태다. 매수자 입장에서 본다면 9억원이었던 아파트 분양권을 16.3%가 할인된 7억5500만원에 사는 셈이다.
이처럼 서울 수도권 일대에서 금깡통 방식으로 처분하는 아파트가 늘어난 것은 최근 문제되고 있는 '입주대란'과 연관성이 높다. 분양권이 팔리지 않아 입주기간을 넘긴 투자자들이 이후 연체료와 중도금 이자 공포에 밀려 금깡통 방식으로 아파트를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분양권 투자자가 입주기간을 넘겼다면 잔금 기준으로 최대 연 20% 내외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금깡통 분양권이나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웃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금깡통 분양권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시공사나 시행사, 은행 등의 분양권 승계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 졌다.
이원식 영원아이디 사장은 "입주기간을 넘기면 연체이자나 중도이자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입주기간을 넘긴 아파트 중 금깡통 방식으로 나오는 곳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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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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