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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의 기적...“65세에서 외국인까지 100% 취업”

당진군 ‘일자리발굴단’의 쾌거..맞춤형 동행면접, ‘구인-구직 매칭데이’ 등 기법 다양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취업 전쟁’ 시대다. 너 나할 것 없이 일자리 찾기가 바늘구멍이다. 하지만 힘들어도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 성공하는 이들이 있고 그들 뒤엔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자리종합센터’가 있다.


최근 충남 당진군이 ‘일자리 발굴단’을 만들어 취업성공률 100%를 이뤄 화제다. 그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처럼 취업작전에 성공했을까.

‘두드리면 열린다’

옛말에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이 있다. 하면 된다는 소리다. 65세. 몸이 아무리 건강해도 일자리를 찾기엔 많은 나이다. 게다가 일자리라곤 경비원 같은 곳이 대부분이다.


공주사범학교를 나와 교사경력을 가진 박용남씨는 또래들이 경비나 청소용역 일자리를 찾을 때 사무직을 원했다. 6년 전 법무사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과 10년 전부터 컴퓨터를 공부해 한글과 엑셀프로그램을 다루는데 자신이 있었다.

2년 가까이 집에서 쉬면서 생활정보지 구인란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당진군 일자리종합센터.


노동부 지원으로 전통직업전문학교를 다닌 것까지 자기소개서에 적어 놓고 사무직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센터상담원 이경수(47)씨는 “박용남씨 서류를 살펴보면서 가능성이 엿보였다. 업체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이직이 많으니까 나이가 있으신 분을 원하는 곳이 있었고, 이 분이면 되겠다 싶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지난 17일 면접시험을 보고 ‘회사사정으로 며칠 기다려 달라’는 말에 지금은 집에서 엑셀 등 컴퓨터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박씨는 “나이가 많아 취업이 될까 싶었는데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센터를 찾았다. 가장 감사한 점은 면접을 볼 때다. 고용지원센터직원이 함께 가 관계자를 만나 측면지원을 해준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박씨처럼 당진군 일자리종합센터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적잖다. 당진에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대기업이 들어와 있고 협력사들까지 자리 잡아 2~3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이 어렵잖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들이 거의 들어와 있고 지역의 현대직업전문학교에서 배출하는 기능인들이 더 많아지면서 일자리 찾기가 쉽잖다.


그래서 당진군이 만든 게 ‘일자리 발굴단’. 취업전문가와 일자리종합센터상담원으로 꾸려져 지역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일손을 맞춤형으로 찾아주는 곳이다. 면접시험 때면 함께 가서 구직자의 장점을 설명해 준다.


기업이 원하는 구직자 찾아 연결


기업들은 물론 요식업, 서비스업 등에서도 발굴단에 사람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오고 그에 맞는 구직자를 이어준 일도 많다. 필리핀서 시집온 파시텡(32)씨가 그런 경우다.

‘고추보다 맵다’는 시집살이. 더구나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나라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들의 한국생활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파시텡씨는 다음 달부터 영어어학원에서 원어민강사로 일하게 됐다. 결혼 5년 만에 일자리를 갖게 된 것. 남편 벌이로 시부모를 모시며 아이 둘을 키우는 게 녹록치 않은 일이라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먼저 다른 필리핀 출신들의 취업이야기를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 가르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었다.


당진군의 모든 영어 학원을 돌아다니며 면접을 보기는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인터넷으로 일자리를 찾다가 일자리종합센터를 알게 됐다.


파시텡씨는 “내 아이들 잘 가르쳐서 좋은 방향으로 가야하니까 어른이 될 때까지 좋은 엄마가 되고 싶고 그 때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일자리지원센터 이경수 상담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구직자는 31번째 면접으로 합격한 김진원(39·가명)씨. 김씨는 인천서 비교적 많은 보수를 받고 설비 일을 하다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는 5개의 기능사자격증을 갖고 있다. 2002년부터 30곳에 이력서를 내 면접을 봤지만 그 때마다 돌아서야 했다. 산업기사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보니 기능사만으론 취업이 어려웠던 것.


최근에 31번째 면접을 보고 합격되면서 가장 기뻐했던 이가 바로 상담원 이씨다.


기업 입장에선 당진군의 ‘일자리 발굴단’이 큰 도움이 된다. 동부제철 협력사 동우산업은 정기적으로 인력이 필요할 땐 ‘구인 구직 매칭 데이’를 통해 뽑지만 갑자기 일손이 필요하면 센터 도움을 받는다.


일자리발굴단은 13개 업체를 찾아가 46개의 일자리를 발굴, 그 일자리에 동행면접으로 모두 취업시켰다. 또 지난 21일까지 ‘구인·구직자날’을 통해 전문직을 지원한 결과 참여자 154명 중 48명이 일자리를 잡아 31.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정순채(50) 동우산업 관리팀장은 “특별한 기능은 아니지만 기능과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데 지역연고자들 중에선 쉽지 않아 센터가 그쪽으로 소개를 해주니까 우리로선 참 편하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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