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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선 우물안개구리...IT강국 무색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 A사는 1개 차종개발에 40∼50개의 핵심전자유닛(ECU)가 필요해 개발표준을 만들어 부품업체에 배포했다. 돌아온 답은 "우리의 개발과 테스트역량이 부족하다"는 답이었다. 이 회사는 결국 해외에서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양산업의 대표라는 섬유업계는 3차원(3D)기술과 패션을 결합해 3차원 유비쿼터스패션(3D인체, 3D패션, 가상코디 등)기술을 대학을 통해 개발했다. 그러나 개발은 했는데 일선 기업들에서 3D전문인력이 없어 사업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개발해도 사람없고 발주하려해도 기업이 없어=이같은 현상은 정보기술(IT) 강국을 대표한다는 통신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지금까지 이동중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무선통신모뎀 기준으로 200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를 고집했다. 국내는 이미 확산됐고 해외수출도 추진했다. 그런데 정작 해외 각국에서는 롱텀에볼루션(LET)계열이 각광을 받고 있다. 와이브로는 현재 세계 70여개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올해 기준 세계매출도 와이브로가 21억6000만달러인 반면 LTE는 전무하다.


그런데 2015년에 가면 와이브로(302억달러)는 LTE(1054억달러)에 3분1도 안되는 역전현상이 벌어진다. 국내 통신사와 휴대전화 단말기업계는 이제서야 LTE기반 기술개발과 인프라구축에 나섰고 정부는 LTE를 포함한 4세대 베이스밴드모뎀(휴대전화 음성,데이터의 이동통신방식으로 변환하는 핵심부품) 개발에 5년간 2000억원(민관)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그동안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휴대전화 등 주력산업이 수출이 주도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 등 융합관련 기술과 각자도생(각기 생존을 위해 다른 길을 걸어옴)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력따로 IT따로..융복합과 멀어져=황창규 지식경제 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은 "주력산업간 융복합을 서둘러야 한다. 융복합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는 너무 내부지향적이다. 연구개발이 실패도 없지만 그렇다고 (제대로)나오는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경제규모 12위권, 수출 9위권의 한국은 세계 IT융합시장이 2020년 3조6000억달러에 이르지만 이 때 국내시장은 1237억달러로 세계시장의 3%에 불과하다.산업기술평가관리원조사에서 융합시장에 맞는 설계능력(5점만점기준) 한국이 2.49로 미국(3.90) 일본(3.55)보다 낮다.


IT융합의 기술수준도 세계 1위 미국 대비 78.7%로 2.7년의 격차가 있다. 감성, 실감, 안전 등을 구혀하는 융합의 핵심기술인 지능형센서는 2008년 기준 세계시장의 4분의 1인 27억달러에 그쳤고 대부분 중국 일본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접더라도 제대로된 융합인재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태반이지만 인력수급에 대한 제대로된 조사와 전망조차 없는 실정이다.

▲정부 사람 기업 인프라 시급히 정비해야=IT강국이 무색할정도로 융복합시대에 뒤떨어지자 정부도 위기의식이 높아졌다.지경부와 방통위 등은 올초부터 잇달아 IT육성,융합대책 등을 내놓았고 이날(21일)에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재정,고용,행안,국방,농림,환경 등 전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대책을 내놓은 것.

이날 제시된 목표는 2006년 정보통신부 시절에 내놓은 2015년 세계 3대 IT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서 두단계 하락한 5대 강국으로 현실화됐다. 중장기로 인력 2000명 육성, IT융합부품전문기업 지정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한 자금지원과 연구개발비용의 세액공재, 공공부문의 IT융합시장 창출과 인프라조성 등을 추진키로했다. 다만 예산당국과 협의가 남아있어 정부 차원의 자금투입규모가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 지경부 고위 당국자는 "민관 합해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1조8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융복합화가 늦었지만 모방보다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배성민 한밭대 교수는 "융합의 정도를 나타내는 융합지수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장선도제품인 LED-TV의 융합지수(71.71)가 아이폰(67.16)이나 닌텐도 위(60.76)보다 높았다"면서 " LED TV 등 우리 주력산업은 융합화를 통한 신시장 창출 잠재력이 충분하며, 구글ㆍ애플의 TV시장 진출 등 위기에 대비, 상거래, 통신, 방송 등 서비스 영역과 융합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황창규 단장은 "스마트폰은 스마트 세상의 0.5%에 불과하다.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면 스마트TV, 스마트오피스, 스마트학교 등 스마트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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