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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현대가, '뉴 현대' 구축 속도 낸다

내년 왕 회장 10주기···그룹 재건 추진
현대건설 이어 현대그룹? 하반기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범 현대가 '정씨 일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내년이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 창업주로부터 뻗어 나온 각 계열사와 방계 그룹의 힘을 모아 '뉴 현대(New Hyundai)' 구축을 위한 작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상 삼성과 LG에 버금가는 현대가의 재건이 최종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사석에서 현대가 임직원들이 "흩어지지만 않았다면 삼성보다 더 큰 기업이 됐을 것"이라는 말을 던지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말을 자주한다는 이야기가 들릴 만큼 현대 재건 작업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 그 다음은?= 범 현대가는 명목상으로는 현대그룹을 중심으로 방계 기업간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해 끈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범 현대가의 연결 고리는 사실상 현대ㆍ기아차그룹과 현대중공업, KCC가 주도를 하고 있고, 현대그룹은 소외됐다.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 그룹, 한라그룹 등도 이들 3개 그룹과 연결돼 있다. 이는 곧 정상영 명예회장, 정몽구 회장,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의사 결정을 내리면 다른 방계 그룹들은 이를 따라갈 것임을 보여준다.


범 현대가의 첫 목표는 현대건설 인수가 확실하다. 현대건설은 그룹의 모태이며, 특히 현대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계동 사옥은 은 범 현대가의 흥망을 고스란히 담은 그룹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올해 현대그룹은 계동 사옥 근처인 연지동에 새 사옥을 마련했지만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화려한 복귀를 다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기업재무개선 협약(워크아웃) 요구를 거절한 후 채권단은 대출 동결로 현대그룹의 숨통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사실상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는 곧 현정은 회장이 범 현대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맏아들인 정몽구 회장이 인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범 현대가 전체에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정몽구 회장이 최종 결심을 하면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 인수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을 범 현대가에서 측면지원했던 방식대로 현대건설 인수전에는 범 현대가가 현대ㆍ기아차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왕 회장의 꿈, 어떻게 이뤄내나= 이들 범 현대가의 움직임은 단순히 현대건설 인수 때문은 아니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세 가지 꿈이 있었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로운 경영과 일관제철사업, 그리고 통일을 위한 대북사업이었다. 정치의 꿈은 현대출신의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일관제철사업은 맏아들 정몽구 회장이 올해 충남 당진에 고로를 가동하면서 이뤄냈다.


다만 대북사업은 남북 대치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금강산 관광이 2년째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상태다. 대북사업을 추진해 온 현대그룹으로서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북사업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범 현대가에게는 숙원 사업이다. 수익을 보장 받기 어려울 것을 알면서 현대아산에 지분 투자를 한 범 현대가는 사업이 좌초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북사업의 주도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그룹에 모든 것을 맡기기 보다는 범 현대가가 힘을 모아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그룹의 경영권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10년전에 이어 또 다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는 여전히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지위가 매우 큰데 최근 범 현대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하반기에는 현대그룹 지배구조 변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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