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이어 건설 오일뱅크 등 인수전에 이해관게 얽혀
현대그룹이외에 현대기아차 중공업도 계열사 되찾기 움직임
$pos="C";$title="(표) 범현대가 기업간 출자 현황";$txt="";$size="510,375,0";$no="201007061045096924798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범 현대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00년 3월 왕자의 난을 계기로 각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진지 10년. 본가인 현대그룹의 재무구조약정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지난해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올해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건설 등 굵직한 옛 계열사를 되찾기에 나서면서 본가 재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시각이 관측되고 있다.
그런데 정주영 창업주의 맏아들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창업주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더불어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회동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단순히 계열사를 되찾기 위해 움직인다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많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그룹별 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범 현대가에 속하는 12개 주요 그룹 및 계열사(현대ㆍ기아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현대산업개발그룹 현대백화점그룹 KCC그룹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간에는 상호 지분 투자라는 방식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 지붕에 같이 살았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는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키는 안전망 구실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북사업 중단으로 현대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분구조는 오히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흔드는 역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상선의 운명 좌우= 현대그룹의 대표기업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범 현대가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엘리베이터가 20.60%를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현대중공업이 17.60%, 현대삼호중공업 7.87%, KCC 5.04%, 고려시리카 0.06%, 현대산업개발 1.30%, 현대자동차 0.45%, 현대모비스 0.04% 등 32.36%에 이른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23.17%)과 현대로지엠(37.32%), 현대아산(58.21%), 현대경제연구원(35.35%)의 대주주다. 순환출자구조에 의해 지주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아래 놓여있지만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현대그룹의 주력사업이 고스란히 흔들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매각 작업에 돌입한 현대건설은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의 지분을 각각 8.30%, 12.97%를 갖고 있다. 현대그룹이 새주인이 되면 지분 경쟁에서 대등한 수준에 오를 수 있고,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현대건설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현대그룹의 운명은 새로운 국면을 맡게된다는 것이다.
◆다른 범 현대가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최근 현대중공업은 잠시 중단했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강연모습을 담은 TV CF를 방송하고 있다. 이 광고는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이 제작한 것이다. 앞서 연초에는 목적사업에 해운업을 추가했다.
과거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을 주도한 것은 KCC와 현대중공업이었다. 정상영 명예회장과 정몽준 의원의 그룹 장악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했을 당시 KCC가 12.00%의 지분을 참여해 지원했을 정도로 정상영 명예회장의 현대가 복원의지는 확실하다.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도 그가 나서 교통정리를 했다는 설명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올해 아버지의 오랜 꿈이었던 현대제철 고로 가동을 성공시켰다. 범 현대가의 재건에 대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 임무는 사실상 현대ㆍ기아차와 현대중공업이 담당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모아졌다는 것이다.
범 계열사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빠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의 지분구조를 보면 현대ㆍ기아차와 현대중공업, KCC는 상호 투자로 확실한 연대를 구축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 등 방계 그룹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투자를 한 상황이다. 반면 현대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범 현대가에 투자한 지분이 그다지 많지 않아 오너 일가에서의 영향력은 그만큼 적다고 봐야 한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각 그룹에서 옛 현대그룹 시절 그룹과 계열사를 관할하던 임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사태는 과거 왕자의 난에 비할 만큼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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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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