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환수 최종판결 앞두고 승리 낙관···IPIC "끝까지 가겠다" 변수 남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확보전이 오는 9일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으로의 환수가 점쳐지고는 있으나 현 최대주주인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는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이라 최종 결정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남았다.
서울지방법원 민사 20부는 오는 9일 오전 현대중공업이 제기한 '국제중재재판 결과에 대한 강제 이행 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을 선고한다. 이 소송의 최종판결은 당초 지난 5월 28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미뤄진 후 지난달 25일 또 다시 연기됐다.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승소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두 번째 연기된 이유가 IPIC측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으나 지난해 11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가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 IPIC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주당 1만5000만원에 현대중공업에 넘기라고 판결한 바 있고,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이 국내 법원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판결까지는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승리를 낙관하지만 두 번째 판결이 연기되면서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를 패소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다시 한 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승소해도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초 현대중공업은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을 토대로 현대오일뱅크 주권 확보를 위한 강제집행에 나섰으나 IPIC가 국내 법원의 법적 판결을 요구해 실패했다. IPIC측은 이번 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고등법원에 곧바로 항소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쉽게 회사를 넘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IPIC는 계열사인 하노칼홀딩스와 IPIC인터내셔널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갖고 있는데, IPIC의 근거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 계열사는 네덜란드로 돼 있다. 현대중공업이 국내 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현지에서 주권 확보를 위한 강제집행을 착수하려고 해도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는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대중공업측은 이러한 IPIC의 행태가 회사를 병들게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경영권 유지를 위해 고의로 배당을 미룬데 이어 국제적인 판결을 무시하면서까지 현대오일뱅크를 쥐고 있겠다는 의도가 회사의 알짜 자산을 빼가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 이후 임직원들에 대해 수억원대에 달하는 과도한 퇴직금을 부여하는 등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를 보이는 등 IPIC의 행동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경영권을 되찾는 게 현대오일뱅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IPIC측도 이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위기 이후 현대그룹으로부터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확보한 IPIC는 2억달러의 우선 배당권을 갖는 대신 2억달러의 배당 수령이 종료되면 현대중공업에 우선매수청권 행사 기회를 줘 현대중공업이 다시 회사를 찾을 수 있도록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IPIC는 2006년 이후 배당금 수령을 특별한 이유없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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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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