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title="이끼";$txt="";$size="450,644,0";$no="201006140926510033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황용희 연예패트롤]창작자의 이름만 들어도 관심이 높아지는 작품이 있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도 그런 작품중에 하나다. 고(故)신상옥 감독 이후의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군림한 강우석. 그런 그가 이번에 심상치 않은 원작에 손을 댔다. 주로 오리지널 시나리오에만 관심을 갖던 그가 2009년 인터넷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웹툰 '이끼'의 영화 연출을 맡은 것. '이끼'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골수 마니아층까지 확보한 상태고, 국내 정통파 만화가인 이현세, 허영만 화백의 지지까지 받는 작품이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가진 것을 모두 잃은 유해국(박해일 분)이 20년 간 의절한 채 살았던 아버지 유해목(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을 듣고 한 시골마을로 들어선다. 처음부터 자신을 경계하는 눈으로 보는 마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유해국은 무언가 탐탁지 않음을 느끼던 그는 아버지의 재산이 순식간에 사라졌음에 의심하며 이를 밝히기 위해 마을에 정착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장인 천용덕(정재영)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시작은 20년 전의 한 기도원에서 시작되었음을 알지 못한다.
영화의 도입부만 놓고 봐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강우석 감독이라고 할지라도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유는 원작이 웹툰이라는 점 때문이다. 만화의 장점은 이야기의 진행 중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떠나 시시때때로 장면전환이 가능한데 비해 영화는 플롯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자칫 만화를 따라가다보면 앞뒤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많은 인기를 모았던 작품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원작에 대한 구현에만 힘을 쓰다보면 오히려 수준이하의 작품으로 평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감독은 영화의 런닝타임을 163분으로 잡았다. 충분히 이야기를 담겠다는 의도가 배 있다.
이와함께 기나긴 런닝타임 역시 강감독의 발목을 잡을수도 있다.
너무도 길어진 러닝타임은 관객들을 지루하게 만들수 있는 충분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론 긴장감의 끈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상영시간 내내 긴장감을 갖고 가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물론 '이끼'는 등장인물들간에 복잡한 관계를 형성해가며 긴장을 유지시켰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전개기법이 매번 신선함을 선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끼'의 힘은 기존의 원작을 뛰어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원작과 차별화 했다. 캐릭터를 원작에 100% 동일시화하지 않은 점과 강우석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끝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점은 강감독의 강한 자신감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이와함께 배우들의 열연 또한 영화를 살리는데 한몫 했다. 동일인물의 중년과 노년을 연기한 정재영의 맛깔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비롯해 공포에 눌리면서도 궁금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멈추지 못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연기한 박해일, 영화를 살리기 위해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 분열적 자아의 모습의 광기를 보여준 유해진의 연기는 단연 으뜸이었다. 이들을 비롯해 쟁쟁한 스타들의 가감 없는 담백한 연기들은 영화를 전반적인 긴장감을 이끌어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다.
이밖에 다소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호러가 가미된 스릴러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사이사이 웃음의 포인트를 정확히 배치한 강우석 감독의 노련미는 단연 돋보였다.
이 영화 홍보카피에는 '감우석 감독 작품'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만큼 국내 영화계에 있어서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런 그가 만든 작품이기에 영화팬들의 관심은 더욱 집중된다. 과연 '이끼'가 강우석의 이름값을 해낼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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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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