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9개월 동안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세종시 수정 관련 법안의 운명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 표결로 가려진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전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열고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 6월 임시국회에서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가능성 높아= 세종시 수정 법안이 표결로 이뤄질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 법안 4건은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본회의 부의요구서를 제출하면서 마지막 숨통을 이어갔지만, 서명한 의원은 66명에 그쳤다. 여당 내 친이계 의원 100여명의 동의도 얻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친이계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중진 의원과 중립성향의 의원들을 포함할 경우 이날 찬성표는 최대 120표 가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물론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친박계와 민주당 등 야당 의석은 이 보다 많은 150~170여명으로 세종시 수정 법안은 폐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세종시 표결처리 속내는= 세종시 수정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여야 협상은 의외로 쉬웠다고 한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스폰서 검사' 특검법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이고 세종시 수정안 표결 처리를 민주당이 수용하는 이른바 '빅딜'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18대 하반기 첫 임시국회를 파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또 표결로 가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면에는 세종시 수정안을 이번 임시국회를 넘어 9월 정기국회까지 끌고 갈 경우 원안 추진이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민주당의 절박감과 수정안으로 불거진 계파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7월 전당대회 이전에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속사정도 합의점 도출을 가능케 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대북 규탄 결의안'을 상정하되 민주당이 수정안을 함께 제출해 표결로 처리함으로써 양당 모두 지지층으로부터의 비난을 최소화하는데 접점을 찾았다. 물론 한나라당은 결의안 처리를 위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가능했다.
◆SSM 규제 등 민생법안 또 표류= 입법부인 국회가 세종시 문제에 매달리다보니 여야 모두 대표적인 민생법안으로 꼽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법안 처리는 또 다시 지연됐다. 정부의 반대를 이유로 '유통산업발전법'만 처리하자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타협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여기에 민주당 간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 교육과학기술위원들의 공방으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은 집시법도 표류하고 있다. 여야 모두 9개월을 끌었던 세종시 문제를 해결했지만 정작 민생국회를 상징하는 법안을 뒷전으로 미뤄 여론의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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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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