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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연한 환율' 절묘한 타이밍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중국의 실질적인 위안화 절상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인민은행의 유연성 확대 발표 시점이 절묘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절상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일단 '소나기'를 피해 가자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이번주 미국 국채 발행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목전에 두고 발표한 것도 정치적인 계산이 엿보인다는 의견이다.

지난 19일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개혁해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2008년 7월부터 지속돼온 달러 페그제(자국 통화를 고정된 달러 가치에 묶어 두는 환율제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


이는 특히 오는 26~27일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발표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중국의 달러 페그제 폐지를 주장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특히 지난 1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서한을 통해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 활력 촉진에 필수적"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발 벗고 나서면서 G20에서의 위안화 절상 압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주요국 정상들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놓고 집중적인 포화를 쏟아낼 것으로 보이자 인민은행이 비난을 무마하려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쉐리 쿠퍼 BMO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는 G20에서 각국 정상들의 위안화 절상 요구가 일어나기 전 주말을 택해 절묘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번주 108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 중국이 변동 환율제를 시행할 경우 미 국채 매입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이번주 국채 발행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2일부터 2년물 국채 400억달러와 5년물 380억달러, 7년물 300억달러를 연이어 발행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중국은 9002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 7955억달러를 보유한 일본을 제치고 최대 보유국 자리를 지켰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일 경우 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05년 중국이 달러 페그제를 폐지했을 당시에도 미국 국채에 대한 급격한 매도가 이어졌고, 이는 곧 수익률 상승과 직결됐다. 조지 곤칼브스 노무라증권 미국 금리 전략부문 대표는 "당시 미국 국채 수익률은 10~15bp 가량 상승했으며, 수익률 상승은 2~3주가량 지속됐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23%를 기록했다. 곤칼브스는 "위안화 절상이 이뤄지게 된다면 수익률은 3.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률이 3~4% 사이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위안화 변동폭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외 해외 투자자의 미 국채 매입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채권에서 관련 종목으로 돌려놓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4월 이후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이 최근 국채 수익률 하락이 비정상적이며, 갑작스럽게 상승하면서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석학들의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어서 미국 채권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중국의 이번 발표가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발표는 중국의 점진적 위안화 절상 과정의 한 부분으로,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를 급격하게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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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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