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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재미교포와 글로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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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올라갈 때 사다리 걷어차지 못하게 한 정부, 그리고 한국소비자의 소외?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재미교포들을 살펴 보니 특히 젊은 층 교포 2,3세들은 크게 세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무척 한국적이어서 한국 커뮤니티 안에서 한국사람들과 어울리기는 좋아하는 젊은 세대, 한국교포나 유학생들과도 친하면서도 현지인들과의 교우 관계가 무척 두터운 사람, 그리고 나머지 한 부류가 자신이 한국사람임을 내심 부인하며 가능하면 한국문화에 섞이지 않으려는 교포군입니다.

3가지 타입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이민 1세대들이 우려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부류는 자신의 뿌리를 잊고자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마지막 타입의 교포 자녀들입니다.


물론, 교포 2,3세 중에는 의사, 변호사, 정·관계 진출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만 내심 자신이 한국인임을 애써 부인하는 극히 일부 부류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놀랍도록 눈부신 경제발전 속에 속속 글로벌 1등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TV, 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거나 아니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 나가는 회사이름을 애써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뿌리를 부인하거나, 어쩔 수 없이 인정하면서도 애써 무시하려는 행태가 가끔이지만 눈에 거슬립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는 수출기업으로 내수는 사실 별 도움이 안된다”고 언급하거나 “한국소비자들은 억지를 잘 써서 다루기 힘들다. 선진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없는데 한국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주장, 또는 분석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시장에서 우리가 굳이 광고를 할 필요가 없는데 사실 이것도 사회공헌으로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말까지 무의식중에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아니라 극히 제한된, 또 기업 전체의 의도가 아니라 그에 속한 일부 조직원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을 보면 이들의 사고를 그냥 애교수준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마치 태어나면서부터 글로벌 기업이었던 것처럼 착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옥스포드대학교 장하준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선발전국들이 자기들이 먼저 지붕에 올라간 후 뒤따라 올라가는 개발도상국들이 지붕에 올라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차버렸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해외거대자본에 의해 이미 이같은 일이 빈번이 이뤄지고 있다고 장 교수는 주장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강력한 산업육성책으로 선진국들의 이 같은 행태를 수십년에 걸쳐 막았습니다.


높은 관세, 수입쿼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선진국으로부터 자동차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한국자동차산업 발전을 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안전하고 빠른 차 대신 선진국시장에서는 최하층이나 어쩔 수 없이 타는 자동차를 구입해 운전해야만 했습니다.


소니 TV는 특수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을 만큼 한국수입장벽이 높았습니다. 그러니 한국산 TV를 사는데 대기명단에 빨리 올려달라며 뒷돈이 오가는 이해못한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품질은 당연히 선진제품에 비해 떨어졌죠.


오죽하면 이건희 삼성회장이 한때 “3만명이 만든 삼성제품을 6000명이 애프터서비스하러 다니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이 외에도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한국제품들은 모두 이 같은 과정을 겪었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으로 사업을 해 글로벌기업이 된 것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의 내수기반이 이들의 도약발판을 마련해 준 것입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기업이 세계화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맞지만 그 관점을 확대해서 국가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국가간 무역이라는 것은 서로 경쟁하는 개념이라기보다 비교우위를 통해 서로 이득이 되는 관계로 형성된다는 겁니다.


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한국의 글로벌 기업이 최악의 가정으로 망하거나 시장점유율이 뚝 떨어진다고 한국경제가 망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어려워질 수는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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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잊는 기업, 또 자신들 없이는 한국경제가 지구상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심지어 사라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기업은 당연히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러나 그 기업 조직원 중 이런 사고를 가진 이들이 늘어난다면, 또 초기에 이를 바로 잡지 못한다면 지금 흐드러지게 핀 꽃과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나무의 뿌리는 썩어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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