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험기간으로 학교가 한창 분주한 가운데 문득 한 중국친구가 '슈퍼 주니어라는 그룹을 아느냐'고 물었다. 극성팬은 아니지만 대다수 한국의 젊은이들이 알고 있 듯이 나도 물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슈퍼주니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최근 슈퍼주니어 때문에 반한 감정이 생긴 것은 아느냐"고 말했다.
친구의 말은 이랬다. 지난 5월 30일 상하이 엑스포에서 슈퍼주니어가 엑스포 한국관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한국측은 5000장의 표를 발부해 그 중 절반 정도는 한국인 관객에게 나머지는 중국 슈퍼주니어 팬들을 위해 현지에서 나눠준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발부된 표는 몇백장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슈퍼주니어 표가 없는 중국 팬들은 공연에 입장하지 못하고 그에 분노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를 저지하던 자원 봉사자들과 경찰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이에 중국내 슈퍼주니어 팬클럽은 슈퍼주니어 공식 사이트에 들 어가 "중국인들을 대표해서 사과한다"라고 글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측에서는 "우리는 잘못이 없고 중국 현지 잘못이다"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한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증폭됐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 네티즌들은 '69성전(성스러운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6월 9일 저녁 7시부터 한국 연예인 팬클럽 사이트에 인터넷 테러를 감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필자는 이에 실제로 인터넷을 확인해보니 그 사건은 진짜였다. 친구의 말처럼 많은 언론에서 이미 보도됐고 그 기사들에는 반한 감정이 담긴 댓글이 무수히 달려 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책임있는 말과 행동이 아쉬운 대목이다. 티켓발부 현장에서 불상사가 일어났고 이에 대한 사과를 한 것이 아닌 책임전가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슈퍼주니어 등 한류스타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고 난동을 부린 것은 중국팬들의 잘못도 크다.
하지만 2500장의 표를 발부하겠다고 하고 몇 백 장 밖에 주지 않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온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글= 최영서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 최영서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무작정 중국으로 유학, 1년6개월만에 북경대 법학과에 합격했다. 운동을 좋아해 애니캅이 라는 사설경비업체 출동팀, 롯데호텔 안전실 등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지난 장애인올림픽 기간에는 통역 및 가이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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