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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닦아온 활주로, 비상(飛上)은 후배에게"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50년간 한 직장, 대표이사만 9번 선임.' 재계 최장수 CEO로 유명한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일동제약은 9일 "이 회장은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면서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은 그동안 이 회장을 포함한 3명의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정치ㆍ설성화 2명의 대표가 운영을 맡게 된다.


'샐러리맨의 신화'의 대표적 인물로 불리는 그는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평사원으로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1963년 영양제 '아로나민(현재 아로나민골드)'를 개발해 회사 주력품목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스포츠 마케팅, 병의원 디테일 등 제약업계 트렌드를 주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로나민에 대한 그의 애착이 남달라, 직원들은 당시 그를 '아로나민 부장'으로 불렀다고 한다.


창업주 윤용구 회장의 신임을 얻은 이 회장은 1971년 전무이사로 승진하며 경영진에 합류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을 '전문의약품 제약사'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는 신념 하에 외국제약사와 제휴를 맺으며 기술력을 키워나갔다.


이에 힘입어 일동제약은 1980년대 초 국산 카피약의 효시격인 위장약 '큐란'을 개발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이후 일동제약은 고도 성장기를 거쳐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우뚝 서게 됐다.


1984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그는 이후 26년간 9번 재선임 되며 이 부문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의 10번째 도전이 업계의 관심을 모았으나, 일동제약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감한 용퇴 결정을 내렸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제약업계는 떠나지만 이 회장의 경영인생은 2막으로 접어든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비상장 자회사 '일동후디스' 대표이사 회장도 맡고 있어 당분간 이 회사 경영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1996년 망해가던 남양산업을 인수, 유제품 시장에 진출하며 일동후디스를 매출액 1000억원의 중견 식품회사로 성장시켰다. 이 회장의 일동후디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한다.


50년 '장기근속'을 마친 그에게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일동제약이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활주로를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길을 달려 날아오르는 일은 후배들에게 맡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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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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