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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인생 2모작' 텃밭을 일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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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만 베이비부머의 은퇴 예고
'아빠의 청춘' 토양 만들어줘야


[아시아경제 김종수 산업2부장] 21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은행에서 보안책임자로 근무했다. 사회 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지인들 상당수는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가 남은 여생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했다. 1993년 초기자본금 2000만원으로 보안 전문업체를 설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 54세.

사업 초반 시련도 겪었지만 힘든 고비 때마다 도전정신을 발휘하며 극복해냈다. 현재 회사는 연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의 얘기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生老病死) 인생살이에서 삶과 일만큼이나 비대칭인 것도 드물다. 20~40대엔 일에 치이고,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한다. 그러다 한숨 돌릴 만하면 일할 수 있는데 할 일이 없어진다. 우리네 베이비 붐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결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베이비 붐 세대는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로, 대한민국 경제의 산업화를 이룬 주역들이다. 지금은 40대 후반 이후의 중년들이다. 이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은퇴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320만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앞으로 10년 가까이 매년 30만~40만명의 퇴직자 행렬이 줄을 이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이들이 일궈놓은 지식과 경험, 네트워크는 미래 국가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은퇴자들을 위한 전직 및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기는 2001년 경력개발센터를 설립, 퇴직 직원의 전직과 창업, 자격 취득을 위한 전문 컨설팅을 지원 중이다. KT도 2005년부터 퇴직자 마인드 전환, 창업교육, 컨설팅 등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에이지 웨이브의 켄 디치트월드 대표는 수십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는 행위 자체를 은퇴로 볼 것이 아니라, 삶의 사이클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전환기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중소기업청과 기업, 은행, 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시니어 창업지원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중기청은 올해 상반기 중 20개 업종을 대상으로 베이비 붐 세대가 속한 시니어 계층에 적합한 유망 아이템을 선별, 사업모델을 개발ㆍ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퇴직자를 위한 창업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에는 세제 관련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한국사회가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10년 후에는 청장년층 4명이 노인세대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베이비 붐 세대의 '현실'은 정부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과거 김 회장처럼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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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추진해 주세요."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이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은 정말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시니어(50+ 세대) 앙코르'는 청장년층의 부담을 줄여주고, 국가가 홀로 서지 못하는 고령자를 돌보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젠 시니어도, 시니어를 보는 세상의 눈도 달라져야 할 때다.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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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kjs333@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종수 기자 kjs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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