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사퇴 소식이 2일 일본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주가는 큰 폭으로 급등락했고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주요 통화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정국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을 강타했다.
◆심한 변동성 나타낸 日증시= 2일 하토야마 총리의 사임 발표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이 해소됐다는 평가에 사임 발표 직후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는 각각 0.4%, 0.2%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하토야마 총리의 사임이 정세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증시는 하락 반전했다.
엔화도 주요통화 대비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일본의 정치적 불안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엔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43분 현재 달러-엔은 전날 90.94엔에서 오른 91.61엔에 거래됐다.
국채가격 역시 떨어졌다. 2020년 6월 만기되는 10년물 국채의 이날 수익률은 1.285%로 5월20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토야마 정부는 눈덩이 재정적자와 디플레이션을 타계할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환율 정책에 있어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불신을 샀다. 또 말실수와 정책 번복과 연기 등이 이어지면서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는 올해 1월 있었던 후지히 히로히사 전 재무상의 사임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와 증권의 니시무라 유미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은 하토야마 총리가 정치적 리더쉽이 부족하고 경제정책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왔다”고 지적했다. 같은 업체의 오노 코이치 투자전략가도 “이번 결정으로 일본 경제 정책에 장애가 됐던 정치적 혼란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방향성 잃은 증시..전망은?=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의 사임이 또 다른 불안 요인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정책 등의 실시가 연기되면서 전망의 불투명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한 증시와 통화 및 국채 약세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NLI리서치의 야지마 야스헤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정부는 6월에 성장전략과 재정개혁에 관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이제 모든 것이 다시 출발점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정책발표가 연기되는 것은 시장을 우려스럽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토야마 총리가 사임한다고 해서 정치적 갈등과 재정적자, 디플레이션 등을 둘러싼 경제적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헌터증권의 리차드 헤스팅스 투자전략가는 “총리의 사임은 당장 증시에 호재인 것처럼 보이지만 상황이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며 “만약 하토야마 총리가 오키나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면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선 다음 총리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총리 사임이 시장에 미친 영향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JP모건체이스의 사사키 토흐루 투자전략가는 하토야마의 사임은 엔화와 닛케이지수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에선 정치가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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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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