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이 울상이다.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한 일본 기업들에게 유로화 약세가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경기회복으로 되살아난 수요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 덕택에 내년 3월 마감되는 2010 회계연도 실적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출의존도가 특히 높은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유로화 약세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소니와 샤프전자, 마쓰다 자동차와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인 예. 전체 매출의 23%를 유럽에서 올리는 소니의 경우 유로화의 가치가 1엔씩 떨어질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70억엔씩 줄어드는 타격을 받는다.
대부분의 일본 전자 및 자동차 기업들은 올 회계연도 유로·엔 환율을 120~125엔으로 잡고 있지만 20일 현재 환율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12.98엔을 기록 중이다. 소니는 이번 회계연도 16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오네다 노부유키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소니는 실적 전망에 그리스 위기라는 요소를 감안하지 않았다"며 "만약 유로화 환율이 현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초 샤프의 가타야마 미키오 회장은 "유로화 약세에 의한 리스크를 헤지했다"면서도 "현재 유럽의 사업은 매우 혹독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업체들 가운데에서는 마쓰다 자동차가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자동차, 혼다 자동차 등 경쟁업체들과 달리 마쓰다는 유럽 내 생산기반이 없고 제품을 전량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기 때문. 또 작년기준으로 일본에서 생산된 마쓰다 자동차 가운데 3분의1 가량이 유럽으로 팔려나갔는데 이는 도요타(15%), 혼다(20%)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초 마쓰다는 올해 유로·엔 환율이 125엔 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1엔씩 떨어질 때마다 영업이익이 12억엔씩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마쓰다는 올 회계연도 300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화 약세와 이로 인한 엔화 강세는 유럽 시장에서의 일본 제품 가격을 끌어올려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 또 일본 기업들은 유럽에서 올린 매출을 엔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을 입는 타격을 받는다.
다이와 연구소의 미우라 가주하루 애널리스트는 "유로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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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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