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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아이의 품격'
다카하시 요시오 지음/ 김은진 옮김/ 파라북스 펴냄/ 1만2000원
'아이의 품격'은 일본 천황가의 자제를 교육했던 다카하시 요시오가 알려주는 고품격 육아지침서다. 그는 아이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기품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 책에 명시해놨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품격’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옳을까? 자라나는 과정 속에 있는 아이에게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이나 ‘격’을 말한다는 것은 무리인지도 모른다.
다카하시 요시오는 “성장과정에 있는 아이에게도 그 연령에 맞는 상식이나 행동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는 어른에게 요구되는 것과는 다른 아이 나름의 품격이 있고, 그것은 자라는 동안 연령에 맞게 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이의 품격은 부모의 교육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다소 큰소리를 내고 생각 없이 뛰거나 떠드는 일은 아이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또 이것은 저자의 말대로 ‘아이의 품격’을 크게 손상시키는 일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모습에는 주입과 강요에 의해 만들어져 어색한 ‘착한 아이’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순수함과 아이다움이 있다.
아이에게 걸맞은 품격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아이다움’이다. 아이다운 아이란 일찍부터 공부를 시작해 폭넓은 상식을 갖춘 ‘영리한’ 아이를 말하는 것이 아닌 건 분명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아이야말로 아이다운 아이가 아닐까?
안타까운 점은 최근 아이다움을 잃은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게임기나 컴퓨터에 익숙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방법은 모르고, 방대한 지식을 가졌음에도 상상력을 맘껏 펼치지 못하고, 어른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하고, 형식적인 매너는 배웠으나 따뜻한 마음은 익히지 못한 아이, 이런 아이에게서 기품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가끔 실수도 하고 꾸중 들을 일도 하지만, 솔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아이에게서는 기품을 느낀다. 주입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익혀 몸에 밴 예절과 매너를 지니고 있고 행동에서 마음씀이 나타나는 아이는 품위를 느끼게 한다.
다카하시 요시오는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비롯해 식생활과 생활습관은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 또 아이와 함께 어떤 놀이를 하는 게 좋은지, 갖추어야 할 상식이나 매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도 다뤘다.
또한 너무 편리해서 아이 스스로 행동할 필요가 없는 요즘의 환경을 우려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여서 크고 작은 일들을 해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성과 감성을 키우기 위해 오감과 더불어 6가지 감각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상당히 자세히 서술한다.
건강한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 익혀야 할 생활습관, 집단 따돌림이나 등교거부를 막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판단하는 방법이나 학부모 공개수업의 활용방법 등은 저자의 오랜 경험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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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taro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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