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에 1450억달러(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IMF 최대 지분 보유국가인 미국이 고통분담에 나서게 될 것인지, 나선다면 얼마를 부담하게 될 것인가가 쟁점이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토드 티아트 상원의원(캔자스주)은 이날 "미국인들이 힘들게 번 돈을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의 실패한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쏟아 부어야 한다는 사실은 원칙적으로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이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해선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티아트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미국이 IMF 최대 지분 보유국가로서 지분비율에 따라 구제금융 중 상당부분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리스 구제금융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미국 내 이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부담액, 지분 넘어설 수도=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 1450억달러 가운데 부담하게 될 지원액은 390억달러. 만약 IMF 회원국들이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이를 나눠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IMF 내 최대 17.0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될 돈은 66억달러를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IMF는 이번 주말 그리스 구제금융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의 부담이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회원국들이 IMF의 기금 마련에 동참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지만 지원을 받게 될 국가가 사용하지 못하는 통화를 갖고 있는 국가들도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짐바브웨 달러나 베네수엘라의 페소는 그리스에게 소용이 없다는 얘기.
IMF는 이를 의식해 재정적으로 비교적 건전한 국가들로부터 '가용자원(usable resources)'만을 끌어다 쓸 가능성이 있다. 올해 1월 IMF 자료에 따르면 IMF 전체 지분의 21%가 '불가용(non usable)'으로 분류됐다. 이는 미국과 일본, 유럽 선진국들이 IMF 지분비율 이상의 부담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MF에서는 미국의 지분이 17.09%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일본(6.12%), 독일(5.98%), 프랑스와 영국(4.94%)이 잇고 있다.
◆ IMF에서도 유로존이 미국보다 더 큰 부담= IMF는 조성된 기금을 각국 중앙은행에 예치해 둔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IMF는 내년까지 총 2500억달러의 대출 집행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IMF는 선진국들이 조성한 두 개의 긴급 자금 창구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이것들이 합해지면 IMF는 3000억달러를 추가로 대출할 수 있다. IMF는 그리스의 경우 미국이 아닌 일본과 유럽국가들로부터 양자대출(bilateral loan)을 받게 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런 것들을 모두 합치면 IMF의 구제금융에서 15개 유로존 국가들이 지게 될 부담은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유로존 회원국들은 따로 1060억달러(900억유로)의 EU 구제금융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휘어질 지경이다. EU 구제금융은 유럽중앙은행(ECB) 내 회원국들의 지분에 따라 분배되는데 독일이 가장 많은 290억달러, 프랑스가 그 뒤를 이어 220억달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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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MF는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으로부터 0.25%의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한다. IMF는 그리스에 지원할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3%의 이자율을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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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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