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저금리 기조는 위기에는 적합했으나 더 이상 세계경제는 '비상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및 출구전략 시행을 빠른 시일 내에 단행해야 한다."
스티븐 로치(Stephen Roach)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29일 여의도에서 열린 '넥스트 아시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로치 회장은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해가고 있으며 현재 수준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만큼 비상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은행을 포함해 전세계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시행 시기가 늦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단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리 조정 시기가 늦춰진다면 지난 2003~2007년 증시 버블을 야기한 금리 정책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을 너무 늦게 시행하게 되면 그에 따른 리스크가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원화가 2008년에 평가절하되자 그 효과로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환율은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데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이라며 "금융위기 전부터 수출 형태를 선진국 중심에서 수요확증 가능성이 큰 개도국 중심으로 바뀌었던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로치 회장은 얼마전 폴 크루그먼 교수와의 위안화 절상 논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크루그먼 교수의 주장은 학계 및 정책 입안가들의 의견과 맥을 같이한다"며 "위안화 환율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80년대 말 엔화 재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수 없었고 2000년대 달러 약세 속에서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로치 회장은 그리스를 남유럽 재정적자의 진앙지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상황 악화가 남부 유럽경제 전반으로 파급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남부유럽 상황은 수백년 동안 금융위기 이후 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증상으로 특별하게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가 활기 있게 회복하는 데에는 다소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봤다.
추가파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 옮아가는 것과 같은 전염성이 이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현재 미국에서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개혁에 대해서는 "중요한 전환점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경제 호황 시기에 적정자본비율을 높여두는 것이 또 있을지 모를 금융위기를 대비하는데 좋다"며 "이같은 상황은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 경제가 경기순환에 역행하는 것을 대비해서 적정한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제감독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며 "이후 위기가 찾아오면 적립해둔 자본이 쿠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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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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