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지난 1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대출 수요가 예상밖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장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금 수요가 감소한 것은 그만큼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은행권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출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이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은행권의 유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어느 정도 확보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ECB가 진행한 대출 경매에는 24개의 응찰자만이 참여해 48억5000만유로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나 평균을 밑돌았다. 이는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은 되지 않았지만 은행권에 이미 어느 정도의 유동성이 확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ECB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경매 방식을 통해 시중은행에 무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어 지난 3월부터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3개월물 대출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는 동시에 변동금리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성 확보에도 불구, 기업 대출을 늘렸다고 응답한 은행은 지난해 4분기 8% 감소했던 것에서 지난 1분기 13% 감소로 확대됐다.
은행 대출 수요가 약화된 이유는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설문 결과 은행권이 모기지 등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ECB는 기업들이 채무조정의 결과로 대출을 줄이는 대신 회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라면서 은행 대출 수요 감소가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계 대출을 늘렸다고 밝힌 은행 역시 지난해 4분기 16% 늘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지난 1분기에는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가계 대출 감소 이유로 주택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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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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