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대표 IT 기업의 깜짝 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움직임이 극명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최고가 경신을 지속했던 애플이 실적 발표 후 상승 탄력을 높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 야후 등 그밖의 기술주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오히려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애플은 22일(현지시간) MS를 제치고 S&P500 시가총액 2위로 부상했다.
시장 전문가는 MS와 아마존 등 주요 IT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지나친 기대가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MS의 이날 주가 급락은 실적에 대한 지나치고도 막연한 기대감이 랠리 지속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MS는 윈도우7(window7)의 판매 호조로 1분기 전년동기 대비 35% 늘어난 40억1000만달러(주당 45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하고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4.7%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나스닥에서 주당 31.39달러에 마감됐던 MS는 시간외 거래에서 29.93달러에 거래됐다.
MS의 1분기 순익 주당 45센트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2센트를 웃돌았고, 매출 역시 6% 늘어난 145억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143억9000만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가 2월 초 이래 14% 오른 랠리를 뒷받침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이정도 실적개선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더 큰 '서프라이즈 뉴스'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
모닝스타의 토안 트랜 애널리스트는 "아마도 사람들의 기대가 MS의 실제 실적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IT업체들의 실적은 좋은 편이고 PC 시장 개선기미도 뚜렷한 만큼 최근 관련주들이 크게 올랐고 사람들의 기대도 점차 부풀어 올랐다"고 말했다.
장미빛 실적전망이 약세장 전주곡으로 드러난 사례는 MS뿐만이 아니다.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 역시 시장 예상치인 주당 61센트를 웃도는 주당 66센트의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5% 급락했다. 아마존의 1분기 순익과 매출은 각각 68%,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경우 실적전망에 대한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고객들이 애플로 옮겨가면서 2분기 실적에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 소비자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아마존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2억2000만~3억2000만달러로 마진율이 3.6~4.8%에 그쳐, 월가의 기존 예상치인 5.1%를 밑돈다.
이는 21일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애플이 실적발표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8.3% 치솟는 기염을 토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의 이번 실적에는 4월초부터 시판에 들어간 아이패드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애플의 '경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포천지가 선정한 '미 500대 기업'에서 전년보다 15위 오른 56위를 기록했던 애플은 MS를 제치고 S&P500 시총 2위에 올랐다. S&P에 따르면 애플의 시총은 2415억달러로 당초 2위였던 MS의 2395억달러를 넘어섰다. 1위는 시총 3000억달러 이상의 엑손모빌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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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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