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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다시 수면위로...농업이 아킬레스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한중 FTA 이슈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미 중장기적으로 한중 FTA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적극 추진을 지시하면서 한중 FTA가 금명간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한중 FTA체결에 따른 업종별 득실이 극명히 갈리고 농수산물분야에 대한 피해가 우려돼 공론화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中 최대무역,투자상대국... FTA로 새 관계 정립 필요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환경이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우리도 변화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효과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면서 중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중 양국간 FTA 논의는 지난 2004년 9월 ASEAN+3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국 통상장관회담시 민간공동연구 개시를 추진키로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민간 공동연구와 산학관 공동연구를 서울과 베이징에서 번갈아 열었으나 2008년 6월에 5차 회의를 연 이후부터는 답보상태를 보였다.


정부가 2년여만에 한중 FTA 이슈를 본격 제기하고, 특히 한중일 FTA, 한일 FTA보다 우선 이를 추진키로 한 것은 중국과의 교역, 투자의 양과 질이 모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고 질적 수준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 중국이 무역,투자상대국 1위에 오른데다 FTA때 마다 첨예한 논란이되는 농업부문에서도 시장개방을 해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본과의 FTA는 장기간에 걸친 부품소재의 대일적자가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관세가 철페될 경우 부품소재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박선규 대변인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제1 투자국이고 통상도 많다. 중국 입장에서도 우리가 3,4위"라면서 "이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 회견에서 한중 FTA를 하는 게 타당하겠지만 영향이 큰 몇몇 특수분야를 잘 절충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중국 진출 전략 착수
산업주무부처인 지경부는 이미 대중국 진출전략의 새 틀 짜기에 들어간 상태. 지경부는 최근 '기업의 해외투자를 통한 G20-미들형 시장 진출전략 개발'이라는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8월까지 최종보고서를 통해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세계경제중심축이 선진주요국 10억인구의 G7체제에서 40억 인구의 G20체제로 이동되면서 여기서 새로 늘어난 +30억인구의 신흥시장 소위 G20 미들형시장 진출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배경이다. 미들형은 프리미엄과 반대의미로 가격은 중저가,중가의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은 프리미엄에 준하는 수준으로 신흥시장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G20미들형 시장중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 대한 연구을 우선 시행키로하고 내달까지 중국시장에 대한 현황분석과 대응방안을 중간보고서를 먼저 받아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최경환 장관은 "중국이 지난해 우리의 제 1위 무역상대국으로 부상하고 내수확대와 인프라확충, 농촌의 소비확대 등 내수지향 중심의 정책기조변화에 맞춰 대중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의 2006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양국 간 FTA 체결 시 한국이 중국보다 높은 최대 2.24~3.29%의 GDP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간 교역규모가 크고 중국의 관세 및비관세 수준이 높아, FTA 체결로 무역장벽이 낮아질 경우 산업 내 교역과 산업 간 교역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한중 FTA협상의 최대걸림돌은 역시 농업부문이다. 자동차, 전기전자,기계, 유화 등이 수혜를 입은 반면 농업과 철강은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작성한 업종별 한중 FTA입장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은 국내의 고관세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중국산 농산물이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철폐는 국내 농업 생산에 큰 충격이 예상됐다.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유사한 기후조건, 중국의 저렴한 생산비용 등으로 인해 2007년 중 농산물 교역은 약 23억달러 적자를 냈다. 섬유제품의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FTA체결시 농업 피해, 주력산업 수출 확대계기
반면 완성차의 대중 수출증가와 중국진출 기업의 한국산 부품 조달비용 감소가 기대된다.중국의 완성차 및 부품의 관세가 한국보다 높아 한국이 다소 유리하다. 중국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대한국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계류도 대중국 흑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가전부문에서는 PDP, LC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대중국 수출이 늘지만 한국의 관세가 비교적 높은 백색가전 등 중저부가가치 제품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의 경우 중국 관세가 우리보다 높아 수출증대가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의 철강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대중국 수출이 지속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중 FTA 협상 전 충분한 산관학 연구를 통해 이슈를 발굴해야 된다"면서 "향후 5년 이후의 한중 양국 간 산업경쟁력 구도 변화와 한중일 3국 간의 관세철폐 외에 투자보장, 서비스시장 개방, 지재권 보호 강화, 정부조달 시장개방 확대 등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교 교수는 "한중 FTA는 무역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내 사정으로 볼 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서비스 및 투자 자유화 등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제조업계에서는 한중 FTA를 지지하게 되겠지만, 중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고, 농업계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식 협상 전에 양국 간 농업 개방의 범위를 중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협상에 임해야만 농민의 반발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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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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